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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양진호가 세운 '음란물 왕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최종수정 2018.11.16 16:35기사입력 2018.11.16 16:35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폭행, 강요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16일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수원=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송승윤 기자]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구축한 '음란물 왕국'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났다. '헤비 업로더·웹하드·필터링업체·디지털 장의업체'로 이어진 웹하드 산업의 정점이던 그의 왕국은 거미줄처럼 치밀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사건을 수사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ㆍ형사 합동수사팀은 16일 오전 10시 브리핑을 열고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양 회장을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양 회장에 적용된 혐의는 ▲음란물 유포 ▲음란물 유포 방조 ▲카메라 등 이용촬영 방조 ▲저작권법 위반 방조 ▲업무상 횡령 ▲강요 ▲폭행 ▲동물보호법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총포ㆍ도검ㆍ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총 10개에 달한다.


이번 수사에서 경찰은 음란물 유포와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와 관련한 일명 '웹하드 카르텔'의 유착 관계를 중점적으로 들여다 봤다. 내사에 착수한 기간까지 합치면 총 10개월여 간 이뤄진 방대한 작업이었다.

웹하드 카르텔 구조.(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양 회장은 2003년 위디스크, 2007년 파일노리를 각각 설립하고 2008년 뮤레카를 인수해 명목상 대표를 내세워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통해 유포된 불법음란물은 2013년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경찰에 확인된 것만 5만2500여건이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은 7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범죄 수익금이 더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음란물 가운데는 몰래카메라와 일명 '리벤지포르노'(연인 간 복수 목적으로 촬영된 영상물) 등 개인 간 성적영상물도 100여건 포함됐다. 이 같은 영상은 피해자들이 직접 삭제를 요청했지만 양 회장이 소유한 웹하드 업체에서 버젓이 유통된 것으로도 드러났다.


양 회장은 헤비업로더들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필터링 업체 뮤레카까지 소유해 음란물 유통을 사실상 주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는 필터링 업체 뮤레카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필터링 효과가 높은 DNA필터링은 하지 않았다. 사실상 음란물이 퍼지도록 방조한 셈이다.


경찰은 양 회장이 웹하드와 필터링 업체를 실소유하고, 헤비업로더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음란물 왕국'을 구축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일명 '바지사장'들과의 통화내역, 양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한국인터넷기술원과 웹하드 업체 간 금융거래 내역, 웹하드 업체로부터의 급여 수령 등을 근거로 양 회장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ㆍ파일노리와 필터링업체 뮤레카의 실소유주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 현재 양 회장은 웹하드 업체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나 자신이 뮤레카의 실소유주인 점은 부인하고 있다.


양 회장은 두 웹하드에 가입한 500만명의 회원들 간의 업로드ㆍ다운로드를 중개하는 한편, 음란물 업로드 회원에 5~18%를 수익금으로 나눠줬다. 특히 헤비업로더는 '우수회원'으로 선정해 수익률을 높였다.

정진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장이 16일 경기도 수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폭행, 강요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건 관련 브리핑 하고 있다./수원=강진형 기자aymsdream@
양 회장이 관리한 헤비 업로더 가운데는 2억원 넘게 수익을 올린 회원도 있었다. 양 회장 등은 업로더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적발되면 ID를 변경하도록 권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업로더를 보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최근 1년간 55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경찰은 '웹하드 카르텔'과 관련해 양 회장을 포함해 업체대표 5명, 업체 직원 14명, 헤비업로더 5명, 일반업로더 56명 등 총 81명을 입건했다.


합동수사팀 관계자는 "양 회장을 검찰에 송치하긴 하지만 직원 휴대전화 도·감청 등 추가로 나온 의혹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며 "특히 음란물 유통의 주범인 '웹하드 카르텔' 관련 문제점에 대해선 관계부처와 정보를 공유해 제도 개선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양 회장과 관련 없는 다른 웹하드 업체의 음란물 유통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업체 관계자와 업로더 등 160여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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