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살해 사우디 요원, 왕세자실에 4차례 통화"

터키 친정부 신문 "미국 번호 하나로도 발신"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이 왕실과 관련이 있다는 걸 드러내는 정황이 터키 매체에 실렸다. 사우디 왕실은 이 사건이 왕실과 관련 없다고 해왔다.

터키 친정부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2일 카슈끄지 피살 현장에 있던 사우디 요원이 왕세자실로 발신한 전화 통화기록 4건이 확인됐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니샤파크는 앞서 카슈끄지 피살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을 직접 들었다면서, 그가 손가락이 절단되는 고문을 당한 후 살해됐고, 머리가 잘리는 등 시신이 훼손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출처를 공개하지 않은 이 신문은 이번에도 역시 출처를 알리지 않았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카슈끄지가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숨진 날, 현장에 있던 사우디 요원 일행 중 한 명은 왕세자실 책임자와 네 차례 통화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과거 무함마드 왕세자의 해외 방문 수행단에 포함됐다며 터키 언론이 사진을 공개한 인물이다.

사우디 요원 일행은 왕세자실 실장 외에 미국 내 한 번호로도 전화를 걸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 사건과 왕실이 무관하다는 사우디 정부의 발표 내용은 거짓이 되는 셈이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가 귀국하도록 설득하러 온 일행과 몸싸움 중 우발적으로 숨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날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미국 언론에 "카슈끄지의 피살과 관련된 이들 가운데 누구도 무함마드 왕세자와 가까운 관계가 아니다"라며 "카슈끄지에 대한 작전은 상부의 지시를 받지 않고 독단적(rogue)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국제부 기자 interdep@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