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집 팔라고 등떠밀면서…거래세는요?
최종수정 2018.09.14 13:16기사입력 2018.09.14 10:58
최고세율 고강도 대책 내놓고 당근책은 쏙 빠져
정부 "지방세수 감소 재정 타격, 취득세 쉽게 못 내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이지은 기자]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강화 등 고강도 세금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거래세(양도소득세ㆍ취등록세) 인하 방안은 쏙 빠져 세금 부담으로 집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을 위한 유인책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주택 보유에 대한 세금을 잔뜩 올려 놓고 정작 세금 부담으로 집을 팔려는 사람들을 위한 '퇴로'는 열어주지 않은 셈이어서 강남 집중에 일조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 지역 2주택자 이상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최고세율을 최고 3.2%로 중과하는 초강력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거래세 인하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시장에선 정부가 과열된 주택시장을 잡기 위해 종부세를 인상하는 한편 거래세를 인하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거래세를 낮추면 집을 사고파는 거래가 활발해져 매물 잠김으로 인한 현재의 이상급등 현상을 잠재울 수 있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명분도 있다. 정부가 '집은 실거주용 한 채만 보유하라'는 시그널을 준 만큼 다주택자들이 이를 실천할 유인책도 함께 줘야 한다는 것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난 3일 'JTBC 뉴스룸'에 출연, 자유한국당의 거래세 인하 주장에 대해 "합리적인 안"이라고 평가하며 "종부세 중 고가주택에 대해 세금을 올린다면 당연히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부담을 줄여주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어 거래세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과 달리 거래세 인하 정책은 이번에 빠졌다. 거래세를 쉽게 인하할 수 없는 이유는 취득세를 내리면 지방세수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세 가운데 양도세는 국세지만 취ㆍ등록세는 재산세와 함께 지방세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6년 기준 전체 지방세 75조5000억원 가운데 주택 관련 취득세는 약 7조원(10%)이다. 김태주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방세목은 단기간에 전면적으로 손을 보면 지방 재정에 큰 영향을 준다"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해서 (이번 대책에서) 뺐다"고 밝혔다.

단기간에 취득세 인하 카드를 빼들기도 어렵다. 취득세 조정은 지자체 세수와 직결돼 있기 대문에 지자체와의 합의가 선행돼야 하지만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로 지방 세수가 줄어든 마당에 취득세 인하를 밀어붙였다가는 지자체들의 반발만 커질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취ㆍ등록세는 광역자치단체, 시도로 들어가는 세수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양도세 강화를 정책으로 내놓은 마당에 거래세 인하는 부동산 안정이라는 정부의 큰 방향과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13일 발표한 고강도의 종부세 부과 방안은 결국 보유세 부담을 느끼는 다주택자가 매물로 내놓을 때는 가격을 대폭 낮추라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 종부세 강화 방안의 핵심은 3주택 보유자, 서울ㆍ세종 등 43개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을 보유한 자에 대해 종부세율을 최대 3.2%까지 상향조정하는 내용이다. 현행 대비 작게는 0.1%포인트, 크게는 1.2%포인트까지 더 과세한다는 것이다. 세부담상한도 기존 150%에서 300%까지 높여 단기간에 종부세 부담을 늘렸다.

정부는 양도세의 향방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세제를 총괄하는 김병규 세제실장은 13일 양도세 강화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 "양도세 중과 부분은 이번에 손대지 않았으며, 시장상황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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