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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두 주먹 불끈…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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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기성용 대신 손흥민 주장 완장…붉은악마 실낱 희망에도 끝까지 응원

[러시아월드컵] 두 주먹 불끈…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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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김흥순 기자] "아직 끝나지 않았어! 우린 할 수 있어!"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 리그 2차전. 공격수 손흥민이 전반 26분 중앙선에서 두 팔을 크게 휘저으며 외쳤다. 멕시코 공격수 카를로스 벨라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주고 얼굴이 굳은 우리 선수들을 독려하기 위한 몸짓이었다. 그는 1-2로 패한 뒤 눈물을 흘리면서도 동료들을 먼저 챙겼다. 태클 실수를 두 번 한 장현수를 껴안았으며 이승우, 황희찬 등 후배들의 등을 두드렸다.


이제 마지막 한 경기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2승을 한 멕시코나 2패를 한 우리나라나 아직 웃거나 좌절하긴 이르다. 16강에 오를 확률은 1%. 그보다 희박한 가능성을 두고 태극전사들이 다시 뛴다. 우리나라가 속한 F조는 오는 27일 오후 11시 나란히 조별 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조 최하위인 우리나라는 이날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과 대결한다. 멕시코전처럼 손흥민이 팀 전체를 아우르는 구심점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성용 부상 날벼락…손흥민, 주장 몫까지?= 멕시코전에서 주장 기성용이 왼쪽 종아리를 다쳤다. 2주 진단으로 독일과의 경기에 못 나간다. 신태용 감독은 "기성용의 빈자리를 메우는 일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장현수가 부주장인데 여러모로 주변 상황이 쉽지 않다"고 했다. 장현수는 조별 리그 경기에서 실수를 거듭하고 거센 비판에 직면해 위축된 상황이다. 신 감독은 그래서 손흥민을 주장으로 고려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달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친선경기에서 주장을 맡았다. 기성용이 허리를 다쳐 뛰지 못하자 그 역할을 대신했다. 이 경기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도 넣어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주장을 맡은 스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스페인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하는 등 2경기 4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이자 잉글랜드의 주장 해리 케인도 2경기에서 5골을 몰아쳤다.


우리도 손흥민이 골잡이다. 멕시코를 상대로 이번 대회 우리 대표팀의 첫 골을 그가 넣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득점이다. 독일을 상대로 한 골을 보태면 안정환, 박지성이 세운 역대 우리 대표 선수들의 월드컵 최다득점(3골)과 동률을 이룬다.


◆독일도 전력 누수…우리도 희망은 있다= 독일은 수비에 균열이 생겼다. 중앙 수비수 제롬 보아텡이 24일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연달아 경고를 받아 퇴장당했다. 우리와의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부상자도 있다. 마츠 후멜스는 목뼈(경추)를 다쳤고 제바스티안 루디도 코뼈가 부러졌다. 두 선수는 "한국과의 경기에 출전하겠다"고 의욕을 보였으나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다. 우리도 기성용이 빠진 미드필드의 대안이 필요하다. 구자철, 정우영 등이 기성용을 대신할 후보로 꼽힌다. 수비수 3명을 두고 좌우 윙백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스리백도 고려하는 전술이다.


멕시코와 스웨덴도 우리와 같은 시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격돌한다. 멕시코는 2승(승점 6)으로 16강에 근접했다. 최종전에서 지지만 않으면 16강에 오른다. 독일과 스웨덴은 1승1패(승점 3)에 득점과 실점을 계산한 골득실까지 0으로 같다. 우리는 아직 승점을 따지 못했다. 골득실도 -2다. 우리 대표팀이 16강에 가려면 독일을 무조건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겨야 한다. 이 경우에도 자력 진출은 불가능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승점과 골득실, 다득점을 기본으로 조 2위까지 16강에 오른다. 세 조건이 모두 동률일 경우 승점이 같은 팀끼리 골득실과 다득점을 따진다.


멕시코가 스웨덴을 1-0으로 꺾고 우리가 독일을 1-0으로 이기면 우리와 독일, 스웨덴이 1승2패(승점 3)에 골득실(-1), 다득점(2)까지 모두 같아진다. 이 경우 해당 팀 경기의 다득점까지 따진다. 독일이 24일 스웨덴을 2-1로 이겼고, 스웨덴은 우리나라를 지난 18일 1-0으로 제압했다. 이 조건으로는 독일이 가장 유리하다. 결국 16강에 가려면 최종전에서 스웨덴이 패하고 우리가 독일에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만 조 2위에 오를 수 있다. 스웨덴이 멕시코를 2골 차 이상으로 제압하고 독일이 우리나라를 2골 차로 꺾는다면 먼저 2승을 따낸 멕시코가 탈락할 수도 있다.


미국 통계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F조 판세와 최종전 대결 구도 등을 토대로 각 팀의 16강 진출 확률을 전망했다. 독일이 87%로 가장 높았고, 멕시코(72%)와 스웨덴(40%)의 순이었다. 우리나라는 1%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은 작은 희망과 함께 다시 싸울 의지가 생겼다. 수비수 홍철은 "1%의 희망이 있는 만큼 포기하지 않는다. 독일과 우리는 똑같은 상황이고 공은 둥글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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