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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IT
불시착으로 끝난 한진·금호 2세 시대
최종수정 2019.04.11 10:36기사입력 2019.04.10 11:15

3世 체제 전환 가시화…"경영능력 입증해야"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퇴진으로 항공업계에 3세 경영 시대가 열리게 됐다. 한진ㆍ금호 그룹이 총수 별세, 재무리스크 등의 악재로 강제적인 경영 승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3세 시대 전망은 밝지 만은 않다. 이들에겐 회색빛 대내외 환경속에서 증명해야 할 경영능력이 남아 있다. 두 항공사가 3세라는 새로운 동력을 장착, 비상 할 수 있을 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부침 잦았던 한진家 2세 = 육(한진)ㆍ해(한진해운)ㆍ공(대한항공)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 물류기업인 한진그룹에 2세 경영이 본격화 된 것은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이 별세한 2002년부터다. 당시 장남인 고 조양호 회장은 항공과 육운사업을, 차남인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중공업을, 3남인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은 해운을, 4남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금융계열사를 각각 물려받았다.


하지만 아버지 유산을 둘러싸고 형제간의 분쟁이 발생하면서 각 사는 남과 다름없는 처지로 전락했다. 분쟁 이후 범 한진가는 영욕의 세월을 겪어야 했다. 2세 중 먼저 퇴장한 것은 2006년 별세한 3남 고 조수호 회장이다. 경영권은 아내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에게로 넘어갔지만, 한진해운은 해운업계 불황의 파고를 뚫지 못하고 2017년 파산했다.


둘째인 조남호 회장 역시 한진중공업의 경영권을 잃었다. 조선업 불황에 직면한 한진중공업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자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6784억원에 이르는 출자전환을 단행한데다,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서도 사내이사직 재선임에 실패해서다.

장남인 고 조양호 회장은 승계 후 20년간 대한항공을 글로벌 항공사로 키워내는데 성공했다. 다만 잇따른 자녀들의 갑질 논란은 그의 말년을 괴롭혔다. 정치권ㆍ시민사회의 비판이 잇따르면서 지난달 27일엔 대한항공 사내이사직 연임에 실패하며 경영권을 상실했다. 한진가 2세 중 유일하게 경영권을 지키고 있는 이는 막내인 조정호 회장이다.


◆깨진 '형제경영' 금호家 2세 = 고 박인천 금호그룹 회장이 창업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84년 2세 체제 출범 이후 약 25년간 '형제경영' 전통을 이어왔다. 장남인 고 박성용 회장, 차남인 고 박정구 회장, 3남인 박삼구 전 회장까지 형제경영은 순탄하게 이어졌다.


금호가의 2세 경영에 균열이 발생한 것은 3남인 박삼구 전 회장이 사세확장에 나서면서다. 박삼구 전 회장은 2006년엔 대우건설, 2008년엔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을 인수하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재계 7위로 끌어올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이같은 사세확장은 무리한 차입을 반대한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갈등으로 비화됐다. 같은 시기 형제간 작성됐던 공동경영합의서도 수차례 변경되며 형제경영이란 아름다운 전통도 깨졌다.


무리한 사세확장 결과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계열사들은 워크아웃 상태에 빠졌다. 박삼구 전 회장은 10년간 그룹재건에 매달렸지만, 악화된 재무구조는 지난달 22일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회계사태로 이어지는데 이르렀다.결국 박삼구 전 회장은 지난달 28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3세' 조원태ㆍ박세창 전면에 = 영욕을 겪었던 양대 항공사의 2세들이 물러나면서 세간의 관심은 3세 경영인으로 쏠리고 있다. 한진가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금호가의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현실이 녹록지 않다. 조 사장의 경우 갑작스런 그룹 총수의 부재를 극복할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형제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경영 일선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무게감은 더하다.


조 사장과 동갑내기인 박 사장에게 주어진 짐은 더 무겁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주주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밝히는 등 대내ㆍ외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두 3세 경영인의 공통점은 안정적인 승계가 불확실 하다는 점, 아직 경영능력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조 사장은 내년 주주총회까지 강한 리더십으로 주주들의 동요를 막아야 하고, 박 사장은 그룹으로 전이된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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