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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폰' 없이 시작한 경찰조사…정준영 '죄송한척' 이번에도 통할까
최종수정 2019.03.14 13:35기사입력 2019.03.14 11:19

'성관계 동영상 촬영·유포' 정준영, 14일 경찰 출석
같은 날 승리·유리홀딩스 대표도 출석 예정
불법 촬영·성접대 혐의 집중 추궁…'황금폰' 확보 여부가 관건
'버닝썬 게이트' 수사 놓고 검-경 기싸움 가능성도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송승윤 기자, 이승진 기자]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해 유포시킨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씨가 14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정씨는 이날 오전 9시59분께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났다.


포토라인에 선 그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그는 "휴대전화 원본을 제출할 것이냐", "범행 당시 약물 사용했느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는 "죄송하다"라고만 답했다.


◆촬영ㆍ유포 경위 집중 추궁…'성접대' 의혹 승리도 오후 출석='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된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마약류 투약 검사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승리도 같은 날 오후 경찰에 출석한다. 승리는 이달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식 입건됐다. 승리는 지난달 27일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피내사자 신분으로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승리와 함께 대화방에 있었던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도 같은 날 경찰에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해외 투자자를 위한 접대 자리가 만들어졌는지, 이 자리에 여성들이 동원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특히 실제 성접대가 이뤄졌을 경우 승리가 직접 성매매 비용을 지불했는지를 밝히는 게 핵심이다.

또한 정씨ㆍ승리 등 8명이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2016년 강남에 차린 주점 '밀땅포차'와 승리가 지난 1월까지 공동대표로 있었던 유리홀딩스가 운영한 힙합 바 '몽키뮤지엄'에 대한 탈세 의혹도 제기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휴대전화ㆍ카카오톡 내용 확보 분석이 관건=경찰이 정씨의 성관계 불법 촬영 혐의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일명 '황금폰'으로 불리는 정씨의 카카오톡 전용 휴대전화 확보가 필수다. 하지만 경찰은 2016년에도 유사한 사건으로 고소를 당한 정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않았다. 정씨가 12일 귀국했을 때 역시 신병확보ㆍ증거물압수 등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경찰에게는 이날 출석한 정씨의 동의를 얻어 임의제출 형태로 휴대전화를 확보하거나, 혐의를 구체화한 뒤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


정씨에게 증거인멸 시간을 벌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범죄 사실이 특정된 게 아니라 긴급체포 할 수 없었다"며 "요건에 맞는 실체가 확인돼야 하는데 이제 막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확인하는 단계"라고 해명했다. 휴대전화가 바뀌더라도 동기화가 가능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얼마만큼 확보하느냐도 사건의 실체와 경찰의 유착 의혹을 밝힐 주요 증거다. 이번 사건의 주요 증거가 되는 과거 카카오톡 메시지는 현재 경찰이 아닌 검찰로 넘어가 있다.


◆검찰 직접 수사 나설까…수사 담당 지청 오늘 결정='경찰총장'이라는 문구가 등장한 카카오톡 대화방 원본 자료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검찰로 이첩되면서, 검찰이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 수사를 주도하게 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유흥업소와 경찰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된 상태라, 검ㆍ경 간 기싸움 형국으로 흐를 가능성도 농후하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자료 원본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이르면 오늘(14일) 중 수사를 담당할 지검 또는 지청을 결정한다. 대검 관계자는 "해당 청에서 주임검사가 정해지면 기록을 검토한 후 경찰에 넘길 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익위가 원본자료를 넘겨달라는 경찰의 요청을 두차례나 거절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만큼 검찰의 직접 수사 가능성이 높다. 문제가 된 단체 카톡방에는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 등 경찰 고위층의 비호를 의심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로 인해 수사범위가 전직 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 간부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이 불법동영상 수사는 경찰에 넘기고 유착 의혹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일련의 버닝썬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맡고 있으며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신응석)가 수사지휘를 하고 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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