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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고시원⑪]고시원 활용안 논의 시작… 중장기 감축 방안도 거론
최종수정 2019.03.15 10:57기사입력 2019.03.15 10:50
서울의 한 고시원 내부 모습 / 사진=이춘희 수습기자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가 시내 6000여개에 달하는 고시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배경에는 소방청에서 보유한 통계 자료만으로는 중장기형 맞춤 대응책을 구축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있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주거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주거실태조사는 주택(단독, 아파트, 연립, 다세대,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 거주 가구를 대상으로만 진행돼 고시원은 방치돼 왔다. 주택 외 거처를 포함한 모든 거처가 조사 대상이지만 표본수가 적었던 탓이다.


유효 표본수로 보면, 2014년에는 2만205가구 중 56가구(0.28%), 2016년에는 2만133가구 중 35가구(0.17%)만이 주택 외 거처 가구의 표본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2017년부터 표본 규모가 6만가구로 늘었지만 당시에도 주택 외 거처 가구의 표본은 194가구에 그쳤다. 2010년 2%도 되지 않던 전체 가구 중 주택 외 거처 가구 비중이 2016년 4.0%로 2배로 늘면서 이들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인식한 셈이다.


실태조사와는 별개로 '고시원 거주자의 주거인권 확보'를 주제로 한 노후 고시원 활용 정책 논의는 이미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원순 서울시장 외 민간 기관 대표와 실제 거주자 등이 모두 참석해 노후 고시원을 줄여나가는 방안, 고시원 거주자들의 대체 수용 방안, 이들에 대한 지원책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첫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종로 국일고시원 사태 이후 청와대와 서울시가 주무부처와 함께 안전ㆍ관리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만큼 우선은 고시원을 어떤 방향으로 운영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운영 자격 조건 강화 등을 통해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노후 고시원을 감축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다만 단기적으로 줄일 경우, 기존 거주자들이 더 사각지대로 몰리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수용 방식에 대한 고민은 시간을 갖고 접근하기로 했다.


정부 등이 시범 적용 중인 '노후 고시원 공공리모델링 임대사업'도 마찬가지다. 일정분의 공공 재원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시설개선에 맞춰 사업자가 보증금을 만들거나 월세를 높일 경우 소득이 낮은 기존 거주자들이 또다시 밀려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회의 참석한 또다른 관계자는 "고시원은 정식 주택이 아닌 만큼 우선은 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사업주와 건물주, 거주자 등이 다양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이 처한 상황까지 면밀히 파악하는 과정도 동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서울형 주택바우처와 같은 임대료 보조 시스템을 확대해 이주를 독려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저소득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월 일정액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로 지금은 중위소득 60%이하 민간 월세(보증부월세) 거주자 중 전세전환가액 9500만원 이하 가구에만 대상을 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고시원 거주자를 선별적으로 넣자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 외 거처 가구에 대한 관리가 미뤄지고 있어 주거인권에 대한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만큼 자체 실태조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한 뒤 주거인권을 아우르는 종합 대책을 내놓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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