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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고시원⑨]송파구 A고시원장 "정부가 무등록 사업자 단속해 세입자 보호해야"
최종수정 2019.03.14 10:36기사입력 2019.03.14 10:30
서울 송파구 삼전동 인근에서 '00고시텔'을 운영중인 이승규씨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정부가 사업자 등록 없이 운영되는 고시원을 적극 단속하고 세입자를 위한 합리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 송파구 삼전동 인근에서 '00고시텔'을 운영중인 이승규(45)씨는 "서울엔 여전히 불법 영업을 일삼는 고시원이 많다"며 이 같이 말했다. 클래식기타 연주가이기도 한 그는 타 지역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는 누나의 조언으로 2년전 사업을 시작했다.


이씨는 '고시원 리모델링' 등 정부가 추진중인 사업에 대해 부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제도권 밖에서 불법 영업을 일삼고 있는 사업자를 색출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자 신고도 않고 영업하는 곳들 대부분 시설이 극히 열악하다"며 "이런 곳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 신분조차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운영하는 고시원엔 사무실을 포함해 23개 방이 있다. 가격은 월 20만원에서 45만원(2인실)까지다. 공실률은 평균 20~30% 선이다. 경기가 좋았을 때 월 순수익이 300만원을 넘었으나 현재는 150만~200만원을 오간다. 재건축 등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 수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이씨는 "고시 등 공부를 위해 이곳을 찾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거주자 대부분은 인근에서 일하는 현장직이다"며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고시원을 찾는 사람도 확 줄었다"고 했다. 이어 "최근엔 수익이 100만원도 안나왔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않다"며 "인건비 부담에 고시원 총무를 쓰지 않고 혼자서 관리한지 오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최근 걱정거리가 생겼다. 지난해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부동산 가격 급등시기 바뀐 건물주가 기존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임대료를 올리겠다고 통보해서다. 이씨는 "기존 건물주였던 할아버지는 건물에 대한 애착도 있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커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다"며 "하지만 강남 한 병원 의사 두명으로 주인이 바뀌고 나서는 건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수익률에만 관심을 두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건물 임대료가 상승하면 결국 월세가 오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상가임대차보호법과 같은 보호장치가 더욱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정부가 고시원 거주자에게 임대료 보증금 등을 지원하는 주거정책과 관련해 사업자와 협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간혹 거주자 중 정부로부터 임대료 보조금을 받고서도 사용료를 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최근에 월 사용료를 내지 않고 야반도주 한 기초수급자가 있었다"며 "주거 지원금을 거주자에게 직접 현금으로 제공하는 것 보다 사업자와 연계하면 이같은 사고를 줄일 수 있고 투명성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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