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보다 보이스피싱이 더 무서운 '초연결사회'

24일 아현동 KT통신구 화재, 사회적 재난의 무서움 보여준 대표 사례
정보통신기술 발달 등 '과잉 연결'된 초연결사회 진입
자연재해보다 사회적재난 무서움 더 켜져
"사회적 복원력 강화하고 데이터 관리 잘해야"

최종수정 2018.11.28 11:08기사입력 2018.11.28 11:06
경찰, 소방,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 감식인원들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화재현장에서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24일 발생한 서울 아현동 KT통신구 화재가 여전히 미수습돼 막대한 피해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초연결사회'라는 현대 한국 사회의 특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도시화ㆍ밀집화ㆍ정보화ㆍ고령화 등 초연결사회의 특징 때문에 태풍ㆍ호우ㆍ가뭄 등 기존의 자연 재해보다 인간ㆍ기술 등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훨씬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어느 한쪽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금새 회복할 수 있는 사회적 복원력 구축, ICT 사회의 중심 축인 데이터 자체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화재, 해난 사고, 감염병, 해킹 등 각종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인명 피해(사망 기준)가 태풍ㆍ지진ㆍ호우 등 자연 재난보다 6배 가량 많았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890명에 달한 반면, 자연 재난 인명 피해는 10년간 152명에 그쳤다. 재산 피해도 자연 재해는 10년간 총 3조4864억3000만원에 그친 반면 사회적 재난에 따른 재산 피해 총액은 그보다 2.5배 가량 많은 9조3850억원에 달했다.


예컨대 웬만한 '초강력 태풍' 하나 보다는 보이스피싱에 따른 피해 규모가 훨씬 크다. 2012년 8월 한반도를 급습한 태풍 볼라벤은 사망 10명, 재산피해 6365억원 등 역대 4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피해를 입혔다. 가장 최근인 지난 9월 태풍 솔릭도 사망 1명, 재산 피해 복구 비용 1700억원대에 그쳤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는 이것보다 훨씬 크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을 통해 펴낸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사회재난 발생과 예방을 위한 피해 비용 분석 보고서'를 보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등에 따라 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2014년 한 해에만 약 9조27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사회적 재난의 피해가 막심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학기술문명 발달로 인해 질병ㆍ재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일반의 기대와 달리 재난의 네트워크화 등 전혀 새로운 방식과 형태로 재난과 위험이 고도화ㆍ복합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다보스포럼(WEF) 등에선 미래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초연결사회'의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과거 재난이 지리적으로 근접됐을 경우에만 전파되는 단선적 특성을 가졌다면, 사물인터넷 등 ICT 발달로 인해 '과잉 연결'된 현대 사회에선 인적 재난이 기술적 기반과 결합되면서 그 파괴력이 돌발적이고 복합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후 온난화, 지진 등 자연 재난이 내습하면서 기반 체계 마비로 인해 정보화 사회, ICT에 의한 네트워크가 붕괴될 위험성도 크다는 것이다.

또 디지털 그 자체의 위험성도 큰 문제다. 2007~8년 잇따라 벌어진 러시아 측의 에스토니아ㆍ그루지아 정부에 대한 사이버 공격, 2010년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ㆍ이스라엘 측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 등은 정부와 핵시설이 마비돼 방사능 오염이 실제 발생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끼친 '디지털 재난'의 대표적 사례다.

이에 대해 송영조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은 "ICT 신기술, 정보 보안, 사회 인프라 재난 관리를 포함한 미래형 통합 재난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무한 경쟁이나 대립을 넘어 협업과 협력을 통한 사회적 복원력(Resilienc) 갖추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초연결사회의 재난 관리를 위해선 데이터 자체에 대한 품질과 중계 인프라, 인증, 보안 등 데이터 자체에 대한 전략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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