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2년차 징크스] 조장옥 "文경제정책, 단점만 있어"

"소득주도성장 수정해야…주 52시간 근로는 너무 경직적"

최종수정 2018.09.12 12:14기사입력 2018.09.12 11:30
문재인 정권 2년차 징크스를 바라보는 원로 경제학자들(조장옥 서강대 교수, 유정호 KDI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의 시선에는 착잡함이 묻어났다. 현 정부는 과거 여느 정부와 달리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출범했지만 역시나 집권 2년차 징크스라는 수렁에 점차 빠져들고 있다. '집권 2년차 징크스' 기획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인터뷰한 이들 경제학자는 우리 경제에 경고등이 켜진데 대한 실망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 특히 현 정권의 경제정책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고 지금이라도 궤도수정을 하는 게 남은 기간 동안 경제를 더 이상 위기로 몰아넣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편집자 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조장옥 명예교수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 평가에 대한 질문에 "장점은 없고 단점만 있다"고 일갈했다. 조 교수는 "경제정책이라는 게 여러 유형이 있을 수 있고 장단점이 있는데, 현 정부는 그렇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권의 경제정책 '브랜드'인 소득주도성장은 본궤도를 벗어났고 부동산정책은 전혀 시장에서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의 수단으로 알려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해 "(급여를) 주는 사람도 생각해 적절히 올려 부작용을 나지 않게 해야 하는데 무조건 목표대로 추진할 사안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근로시간 주 52시간 시행에 대해서는 "너무 경직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남의 얘기를 듣지 않으면 부작용은 오롯이 사회적 약자가 감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 근로 등과 관련해 "(현 정부는) 수단을 목표인 것처럼 밀어부치는 모습인데, 그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신규고용 5000명으로 '고용참사'를 야기한 정부가 내년되면 고용사정에 나아질 것이라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는 "내년 고용 좋아진다고 정부가 말하는 것은 예산 풀면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며 "바보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예산 풀어서 성장하는 것을 어떻게 소득주도성장이라고 부르냐"며 "최저임금을 올해 15% 올리고 내년 10% 이상 추가로 인상하게 되면 고용은 급격히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 경제참모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조 교수는 집권 2년차 경기가 식어가는 현상과 관련해 "경제부총리도 일부 책임이 있지만 청와대가 경제상황에 대해 보다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비서진 중에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 먹는 인물이 있다"고 언급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조 교수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인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홍 위원장에 대해 "경제, 특히 거시경제를 전혀 모른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아는 것이라곤 마르크스 경제 뿐"이라고 공격을 이어갔다.

현 정부의 대기업 인식에 대해서도 조 교수는 못마땅한 모습이다. 그는 홍 위원장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에는 투자가 아니라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얘기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 노조 임금은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뜯어서 주는 셈"이라며 "생산성 보다 임금이 높은 대기업 노조를 깨야 한다"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조 교수는 "그런 얘기는 대통령에게 하지도 못한다. 현실 감각이 전혀 없이…"라고 혀를 찼다.

조 교수는 "정부가 돈을 아무리 풀어도 기초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금이라도 소득주도성장을 당연히 궤도수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 집권 초기 지지율이 70%를 웃돌았을 때 규제를 푸는 과감한 정책을 시도했어야 했다"면서 "이 상태로 가다가는 내년 이 때쯤에는 지지율이 더 떨어져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조 교수는 "결국 그 책임은 대통령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장옥 교수 약력
△1952년 전남 무안 출생
△1982년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1988년 미국 로체스터대 경제학석사
△1990년 로체스터대 경제학박사
△1994년~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2000~2001년 미국 로체스터대 부교수
△2005~2008년 서강대 국제문화교육원장
△2008~2009년 한국계량경제학회장
△2010~2011년 한국금융학회장
△2013~2014년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
△2014년~ 민간금융위원회 위원장
△2015년 3월~2016년 2월 한국경제학회 부회장
△현재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크랩 댓글0

프리미엄 인기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