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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 스마트폰 포화시장, 몸부림치는 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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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 스마트폰 포화시장, 몸부림치는 백조 김은별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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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지난주 9일(현지시간) 오전, 뉴욕증시에서는 세계적인 음원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Spotify)의 주가가 갑자기 5% 가량 올랐다. 올해 초 상장한 스포티파이는 그 다음날인 10일에도 1% 상승했다. 이유는 바로 당시 미국 뉴욕에서 스포티파이가 삼성전자와 제휴하겠다는 소식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9' 발표 행사에서 전해진 소식이다. 스트리밍 시장에서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뮤직과 경쟁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삼성 제품을 사면 스포티파이 앱이 기본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스포티파이의 주가가 제휴 소식에 급등한 것처럼, 최근 뉴욕증시의 IT기업들은 새로운 뉴스에 목말라 있다. 페이스북, 넷플릭스, 구글, 트위터, 스냅챗 등, 사업 모델들은 모두 달라보이지만 그 태생은 스마트폰의 보급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이들의 성장도 정체상태에 이르렀다. 따라서 서로의 밥그릇을 탐내기 시작했고,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밥그릇을 키웠다는 소식이 들리면 주가와 기업전망이 좋아지는 식이다.


IT기업들을 키워낸 기반이 된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애플 등 굵직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매년 신제품을 내놓고 '혁신'을 논하지만, 처음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왔을 때 만큼의 충격을 느끼는 소비자는 이제 많지 않다.

사용자조차도 모르는 기능까지 추가한, 거의 완벽한 제품을 내놓은 상황에서 매년 새로운 물건을 내놓으려니 제조업체의 고민도 크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갤노트9 발표 행사에서 본인들을 백조에 비유하며, "보기에는 꽤 평화로워보이지만, 물 밑에서는 발이 정말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겉으로 보이는 변화가 크게 없긴 하지만, 고군분투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말이다. '스마트폰 사업은 이미 피크를 지났다', '비슷한 신제품을 가격만 높여 꼭 매년 출시해야 하나' 등의 부정적 여론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기업들의 마지막 몸부림같은 것들이다.


그렇다고 스마트폰 시장이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형태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시장이 종말하진 않을 것이다. 머지 않아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이 나올 것이다.


어린 시절, 윈도우98이 처음 나왔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한다. 도스명령어를 외워두고 입력하다 마우스 사용법을 배우고, 아이콘을 더블클릭하던 것은 시대의 혁명이었다. 스마트폰으로 처음 인터넷을 하던 시절, 앱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던 것도 혁명이었다. 다행인 건 한국 IT기업들도 시대의 흐름을 읽고, 이번엔 그 신선한 충격을 우리가 주기 위해 대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고 사장도 "4G 시대가 사람 중심의 소셜미디어 등을 키워냈다면, 이제 속도가 빨라진 5G시대는 물건들을 연결하게 될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다음 시대의 충격, 그 충격을 한국 기업이 세계에 줄 날을 기다려본다. 그러기 위해선 겉으론 우아하지만, 물 밑에서 끊임없이 발을 버둥거리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백조들을 도와 줄 유연한 정책적 사고도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 수많은 백조들을 응원한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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