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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슈퍼감세에 슈퍼예산…재정 건전성 문제 없나
최종수정 2018.07.31 13:37기사입력 2018.07.31 11:13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세법개정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정부가 근로장려금(EITC)ㆍ자녀장려금(CTC)으로 내년 4조7000억원을 쏟아붓기로 하는 등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성 지출을 대폭 늘린다. 세 부담 증가는 부동산ㆍ임대소득 등 자산을 보유한 고소득층과 대기업이 더 짊어지도록 했지만 복지 지출 확대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내년에도 7% 중반 이상 증가한 '슈퍼 예산'을 통해 복지성 지출을 크게 늘릴 예정이어서 앞으로 닥칠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정부가 발표한 '2018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통해 저소득 가구에 총 4조7000억원이 지원된다. 근로장려금은 1조2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증가했고, 자녀장려금은 6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3000억원 증가한다. 이를 통해 근로의욕을 고취하고 출산을 장려하겠다는 의도다. 문제는 사실상의 감세인 조세지출이 대폭 늘면서, 5년간 세수 감소 효과가 2조5343억원, 누적 감소 효과는 12조6018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세수감소 기조로의 전환은 10년만에 처음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 등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위해 세수감소 기조로 돌아선 것과는 지향점이 반대다. 실제 세수가 감소할 지 여부는 미지수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세금을 투입해 빈부격차를 감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대규모 조세지출뿐만 아니라 예산을 통해서도 저소득층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내년 총지출 증가가 7% 중반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계획(5.7%)보다 약 2%포인트 높은 규모다. 올해 예산 규모가 429조원임을 고려하면, 내년 예산은 46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여당이 요구하는 10% 예산 증가 요청이 관철된다면 470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당초 계획했던 450조원 초반대에서 10~20조원 가량 예산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 내년 예산안 편성 지침이 일자리와 저출산, 혁신, 안보 등 4대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늘어난 예산 대부분은 복지성 정책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이처럼 과감하게 조세지출과 예산 규모를 늘리는 배경에는 최근의 세수 호조가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조원이 넘는 초과 세수가 예상된다. 하지만 잠재성장률 2%대의 저성장 시대에 접어드는 가운데, 언제까지 세수 호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세제발전 심의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정부는 여전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아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성장률 둔화가 가팔라질 경우 급격하게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악화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중기재정계획에서 내년도 경상성장률을 4.8% 정도로 추정했지만,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을 내며 이를 4.4%로 내려 잡았다. 앞으로 잠재성장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세수 확보에도 그만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부족분 만큼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재정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 이에 비해 한 번 지출하기 시작한 복지예산은 줄이기 힘들고 고령화로 노인복지 예산은 더욱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등 4대 연금과 건강보험 등의 재원이 머지 않아 고갈나게 되면 이 역시 정부 예산으로 보충해야 하는 처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복지성 조세지출은 그 성격상 줄이기가 곤란하다"며 "당장 이 정부에서 재정건전성 문제가 불거지지는 않겠지만, 차기 정부가 지는 재정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도 "근로장려금 확대라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규모를 너무 급격하게 늘렸다"며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은 그대로 유지하고 근로장려금도 확대하면 향후 재정건전성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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