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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게임 체인저③] 최성원 부회장 "식음료 외도? 수익성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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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 두 날개'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성장만큼 조직문화 중요해"

-과장급 이하 직원 회의 기획…창의적 사고 위해 소통 강화
-디자인·마케팅 과감한 투자
-휴먼헬스케어 브랜드로 도약

[제약·바이오 게임 체인저③] 최성원 부회장 "식음료 외도? 수익성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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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성장만큼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다."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조직'을 강조한다. 그것은 그의 오랜 철학이기도 하다. 2013년 7월 창립 50주년을 석달여 앞두고 창업자이자 부친인 최수부 회장이 타계했다. 최 부회장은 황망스럽게 상주(喪主)가 됐고 부친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섰다. 그때부터였다. 조직은 그의 전부였고, 부친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었다. 최 회장의 공백은 임직원 모두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최성원호(號)'는 연착륙했다. 20년 넘게 경영수업을 받으며 최 회장의 경영철학을 체득하고 광동제약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소통하는 '부회장님'…젊고 일할 맛 나는 조직으로= 최 부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식으로 새로운 비전인 '2020 트리플 1, 휴먼헬스케어 브랜드 기업'을 발표했다. 이를 구상하면서도 다시 한 번 조직을 떠올렸다. 최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성장만큼 중요한 것은 조직의 문화"라며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곧 '건강한 광동, 신뢰받는 광동'이 되는 길이라 믿었다.

최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대표이사에 오른 이듬해인 2014년부터 'CEO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 형식도 정해져 있지 않다. 질의 응답 시간에는 최 부회장이 회사의 주요 이슈와 경영 현황, 미래 전략 등을 설명한다. 이어지는 뒤풀이 자리에서도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서울 본사와 경기 평택 공장을 오가며 130회 이상의 간담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만난 직원만 1500명이 넘는다. 지금도 한 달에 두 번 정도 CEO 간담회를 연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최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나온 직원들의 의견을 꼼꼼하게 체크한다"면서 "직원 누구나 편하게 최고 경영자와 대화할 수 있는 자리라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주니어보드'도 직접 기획했다. 과장급 이하 직원으로 구성된 회의로 경영진과 직원 간 소통 창구이자 직원이 회사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도록 돕는다. 주니어보드에서 나온 조직문화 개선방안은 검토를 거쳐 회사 운영에 반영된다. 이런 모든 활동은 주인의식, 소통과 협력, 창의적 사고, 도전과 실천, 인재제일이라는 지론과도 연결된다. 새로운 광동제약, 2020 트리플 1 달성을 위한 밑거름이기도 하다. 실제로 광동제약 안팎에서는 "광동이 젊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부회장은 디자인과 마케팅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 디자인 경영에 대한 관심과 아낌없는 투자는 디자인혁신센터 출범으로 이어졌다. 이곳에서 기업이미지(CI)와 로고부터 패키지, 홍보물, 인테리어 등 모든 디자인을 총괄한다. 2014년 광동제약의 CI를 과감히 교체했다. 앞서 비타500으로 광동제약의 이미지를 바꾼 것도 최 부회장의 작품이다. 비타 500의 출시부터 마케팅, 홍보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며 '한방'으로 대표되던 광동제약의 변신을 꾀했다.


◆앞으로의 50년, 100년…휴먼헬스케어 브랜드 기업으로=최 부회장의 다음 도전은 '2020 트리플 1, 휴먼헬스케어 브랜드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이미 2016년 매출 1조원을 넘어섰으니 기업가치 1조원, 영업이익 10%라는 과제가 남았다. 현재 광동제약의 시가총액은 3858억원이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은 3.13%로 갈 길이 멀다.


그동안 최 부회장은 공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외연을 넓혀왔다. 2012년에는 삼다수 유통권을 따내기 위해 이례적으로 프레젠테이션(PT)에 직접 나섰고 유통권을 거머쥐었다. 지금까지도 삼다수는 광동제약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5년에는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업체 코리아이플랫폼도 인수했다.


일각에서는 광동제약이 제약에서 벗어나 외도를 하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우황청심원, 경옥고, 쌍화탕 등 한방의약품을 기반으로 성장한 광동제약의 주력상품이 언제부턴가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식음료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식품 부문의 매출 비중은 40.4%로 제약(19.9%)보다 높다. 나머지 40.5%는 MRO다.


'제약'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식음료'에서 돈을 번다는 비판에 대한 최 부회장의 설명도 결국 '수익'이다. 표면적으로는 "광동제약이 성장하려면 사업부간 고르게 발전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하지만 식음료 의존도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상대적으로 제약은 취약한 형편이지만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의약품 부문의 매출 비중은 작지만 성장률은 2016년 21.6%, 2017년 13%를 기록했다. 2015년 전문의약품 사업을 담당하는 에치칼본부에 백신사업부를 신설해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백신 제품의 마케팅ㆍ영업도 시작했다.


최근 5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문 약 61건, 일반 약 44건 등 총 105건의 품목허가를 받고 시장에 내놨다. 또한 임상 2상시험 중인 비만치료제 'KD101'이 기대를 걸고 있다. 최 부회장은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문화가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직원들과 소통하며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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