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통합의 아이콘 JP…사분오열 '보수' 촉매제 되나
최종수정 2018.06.25 11:53기사입력 2018.06.25 11:53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임춘한 수습기자] 고(故)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선 유독 보수 정치인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보수 진영이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보수의 큰 어른'을 잃었다는 상실감 탓이었다. 보수 정치인들은 계파를 떠나 고인이 생전 '통합의 아이콘'이었다는 점을 집중 거론했다. 일각에선 벌써 김 전 총리의 타계 소식이 보수 재통합의 촉매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2시 김 전 총리의 빈소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한 JP의 측근들이었다.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지만 '운정회' 사람들과 정 의원은 주변을 살필 틈도 없이 황급히 빈소에 들어섰다. 운정회는 김 전 총리의 공적을 기리는 모임으로 이한동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2013년 출범했다. 정 의원은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JP 키즈'로 불린다.

조문객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은 빈소는 어수선했지만 운정회 관계자들과 정 의원의 주도로 곧바로 장례 준비에 들어갔다. 이 전 총리는 빈소 한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 눈을 감으며 회한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정 의원은 "저는 김종필 총재님의 정치 문하생이고 제가 초선일 때 대변인도 했기에 가슴이 먹먹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뒤이어 빈소를 찾은 보수 정치인들도 김 전 총리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였다. 그는 "지금 보수가 완전히 폐허가 된 이 상태에서 서로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좀 앞으로 큰 목표를 향해 힘을 합치라는 말씀을 (김 전 총리가) 하시지 않았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JP 정신을 치켜세우며 직접적 언급은 피했지만 에둘러 통합의 의지를 표현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의 좌장' 서청원 한국당 의원도 JP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최근 정말 대화와 상생의 정치가 필요할 때인데 (김 전 총리가) 후배들에게 많이 가르쳐줬는데도 아직 그렇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빈소 안팎에선 정우택ㆍ정진석 의원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 JP 키즈로 불리는 중진들의 역할론이 강조됐다. 이 전 총리는 조문을 마친 뒤 "보수가 안보, 성장 두 축을 갖고 있는데 안보가 다른 데서 나오니까 보수의 노선, 이념과 정체성 재검토가 선행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 별세가 보수 통합의 매개가 될지에 대해선 아직 시선이 엇갈린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3김 시대 때는 서로 경쟁하면서도 대화하고 타협하는 큰 정치를 했는데 요즘에는 큰 정치가 실종됐다"며 "보수 대통합을 이뤄내려면 큰 정치를 해야 한다. 그래서 유 전 공동대표의 발언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임춘한 수습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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