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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르포]분향소 철거에도 '멈추지 않는 세월호 눈물'
최종수정 2018.04.16 11:58기사입력 2018.04.16 11:15

오늘(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 안산에서 영결·추도식

세월호 참사 희생자 4주기인 16일 경기도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장례지도사들이 영정과 위패를 분향소에서 영결식장으로 이운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안산=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16일 오후 3시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 영결식이 거행된다. 2014년 4월16일 참사 발생 이후 4년 만이다. 유가족, 정부 관계자, 안산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해 희생자의 넋을 기린다. 영결식 후 합동분향소는 철거에 들어간다. 그 자리에 ‘생명안전공원(가칭)’이라는 세월호 추모공원이 건립될 예정이다.


지난 12일 찾은 안산에는 벚꽃이 만개해있었다. 거리를 수놓은 나무에서 벚꽃이 흩날리고, 꽃 내음을 뿜어댔다. 여느 도시와 같은 풍경. 하지만 안산 시민들에게 ‘4월과 벚꽃’은 남다르다. 벚꽃이 만개하면 안산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떠올린다. 올해는 4년 만의 영결식을 앞두고 세월호와 ‘이별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희생자 형제자매를 4년 간 돌본 안산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한 복지관 네트워크 ‘우리함께’의 박성현 사무국장(40)은 “단원고 아이들이 벚꽃 아래에서 사진 찍고 며칠 뒤에 수학여행을 떠났다”며 “250명의 아이들과 12명의 선생님이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4주기인 16일 경기도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장례지도사들이 영정과 위패를 분향소에서 영결식장으로 이운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단원고로 향하는 길에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단원고 학생들과 선생님들도 차분하게 4주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정문엔 16일 오전 10시 ‘다시 봄, 기억을 품다’라는 추모행사를 연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 행사는 학생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찾은 합동분향소는 영결ㆍ추도식을 위한 무대 준비가 한창이었다. 작업자들도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고 경건한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다. 노란 점퍼를 입은 한 유가족은 분향소에 4년 간 고이 두었던 유품을 정리해 챙겨 가기도 했다.


철거 전 분향을 온 시민도 만날 수 있었다. 기차를 타고 대전에서 아버지와 함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김민주(19)양은 “언니, 오빠들이 너무 많이 희생돼서 항상 안타까웠는데 이제야 오게 됐다”며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보다 나이를 더 먹었다.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김양 아버지(56)는 “희생자를 ‘숫자’로만 봤는데 직접 와 영정사진을 보니까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분향소는 철거되지만 화랑유원지 안에 세월호참사 추모시설이 들어선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분향소는 영결식을 하면 정리하는 게 순리”라며 “유가족들은 추모공원 건립을 위한 50인 위원회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산시에 따르면 추모공원 건립을 추진하는 50인 위원회가 꾸려진다. 50인 위원회에는 지역대표, 유가족, 전문가, 주민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사업방식과 규모, 기본계획 등을 논의한다. 공원 안에 희생자 봉안시설도 들어설 계획이다.


다만 일부 안산 시민들이 공원 건립에 반대하고 나섰다. ‘화랑유원지 세월호 납골당 결사반대 시민행동’은 “추모공원 안에 희생자 봉안시설이 생기면 공동묘지와 다름없다”며 공원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공원 건립 반대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안산에 사는 조모씨는 “추모비 정도만 세운다면 모를까 공원 안에 봉안시설을 두는 데 거부감이 있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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