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드 보복 1년①]르포-텅텅 빈 명동 '춘래불사춘'…서울 관광 메카는 옛말
최종수정 2018.03.12 09:23기사입력 2018.03.12 07:30
사드 여파 속 관광객 수 회복 기미 없어
"인산인해였던 때가 언제였나" 휑한 거리
의류·잡화 상점, 식당, 노점 등 상권 전체 신음
11일 명동 거리. 한창 붐벼야 할 저녁인데도 휑하다.(사진=오종탁 기자)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웰컴! 피프티 퍼센트(50%) 세일!"
명동 화장품 로드숍 점원의 호객에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은 쌩하고 지나갔다. 과거엔 많은 관광객이 점원 손에 이끌려 못 이기는 척 가게로 들어가곤 했다. 북적북적 시끌시끌한 분위기는 한때의 추억이 됐다.

지난 주말 찾은 서울 명동 거리는 '한국 대표 관광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소통이 원활한 여느 평범한 거리와 다를 바 없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에 중국인 깃발부대(단체 관광객)는 실종된지 오래다. '언제까지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있지만, 피해가 생각보다 크고 회복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지난해 3월 중국 당국이 자국 여행사에 한국 여행 상품 판매 금지 조처를 내린 이후 1년이 지났다. 이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늘어날 기미가 없다.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416만9353명으로 2016년의 806만7722명보다 48.3% 급감했다.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사진=오종탁 기자)
행인들이 명동 화장품 가게 앞을 지나치고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화장품 가게를 비롯해 의류·잡화 상점, 식당, 노점 등 명동 상권 전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호객을 해도 사람이 오지 않자 잠시 쉬던 화장품 가게 점원은 "거리에 사람이 물밀 듯 밀려들던 시절이 언제였나 싶다"며 "지난해 한참 없을 때(사드 보복 직후)에 비해 좀 늘어난 게 이 정도"라고 말했다. 좀처럼 분위기가 안 살자 손님을 부르는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다. 화장품 매장 안에는 점원이 손님보다 많았다.

옷가게 대부분은 개점 휴업 상태였다. 큰 폭의 할인전에 나선 상점 몇 곳에만 외국인 관광객이 몰렸다. 식당들도 테이블을 채우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다.

인근 롯데·신세계 면세점은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늘 휑하다. 과거 장사가 잘 될 때 롯데면세점 내부에선 '본점은 (고객으로 가득 차) 바닥이 보이면 안 된다'고까지 했었다. 양손 가득 쇼핑백에 커다란 캐리어까지 끌고 쇼핑을 즐기던 중국인 관광객이 이제는 없다.
손님을 기다리는 명동 노점 상인.(사진=오종탁 기자)
명동 노점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먹거리를 파는 한 노점 상인은 "사드 사태 전보다 하루 매상이 반도 채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명동 노점 상인들은 과거 정신없이 준비한 음식·물건을 동내던 호시절이 가물가물하다. 이날 270여곳에 이르는 노점 중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루거나 북적이는 곳은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160곳 정도인 음식 노점만 겨우 입에 풀칠한다. 여타 업종은 그냥 놀 순 없으니 장사하러 나오는 수준이라고 노점 상인들은 귀띔했다.

지난달부터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이슈에 관광객 국적이 다변화한 느낌은 있다고 명동 상인들은 전했다. 명동 거리에서 영어 통역을 담당하는 강두민 서울시관광협회 직원은 "올림픽 개막 후 일본인, 서양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중국어 통역 담당자와 2인1조로 관광객을 응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명동 거리는 한중 관계 개선을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피해 지표는 명동에는 단순한 수치가 아닌 현실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400만명가량 줄어들었다면 약 5조원의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생기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사드 충격으로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과 산둥성에 한해 한국 단체 관광이 일부 허용됐으나 중국인 관광객은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30만51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줄었다. 베이징과 산둥성 외에는 아직 단체 관광이 금지돼 있고 베이징과 산둥성도 인센티브(포상) 관광이나 크루즈 관광은 불가능하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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