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드 보복 1년⑤]대국 의존도가 성패 갈랐다…K-뷰티 '지각변동'
최종수정 2018.03.12 09:24기사입력 2018.03.12 07:30
아모레퍼시픽, 4년만에 LG생활건강에 1위 내줘
에이블씨엔씨, 토니모리, 잇츠한불 등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
올해 2분기 중국인 입국자수 증가 등 기대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ㆍ사드) 배치 보복은 국내 화장품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아모레퍼시픽이 4년 만에 LG생활건강에 1위 자리를 내준 것. 상대적으로 화장품과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6조291억원, 영업이익은 7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32% 감소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6조2705억원, 영업이익은 9303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 6% 늘었다.

이로써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영업이익 기준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두 회사 모두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를 피해가진 못했으나 아모레퍼시픽의 타격이 더 컸던 이유는 높은 중국 매출 의존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LG생활건강과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80% 이상의 매출이 화장품에서 나온다. 화장품은 중국인 매출 의존도가 큰 사업 영역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도입한 강력한 면세점 구매제한 정책이 또 다른 실적 하락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 보따리상들이 국내 면세점에서 대량으로 화장품을 사들인 뒤 불법으로 유통시켜 화장품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생각에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지난해 4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43%가량 줄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아모레퍼시픽에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화장품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경우는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이 3733억원으로 전년보다 14% 줄었고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54%나 감소했다. 토니모리는 연결 기준 지난해 잠정 매출액이 2057억원으로 12% 감소했고 영업손실이 1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잇츠한불은 지난해 잠정 매출액이 2457억원으로 25%, 영업이익은 450억원으로 50% 감소했다.


지난해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했지만 올해는 한중관계 개선 기대감과 글로벌 진출 가속화 등으로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기대보다 지연되고 있으나 중국인 입국자수 회복 시기가 더욱 가까워졌다"며 "과거 중국의 관광 보복을 당했던 일본(2012년), 베트남(2014년), 대만(2016년) 모두 짧게는 11개월, 길게는 14개월 내에 중국인 입국자수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됐는데, 한국은 작년 3월부터 보복이 시작됐기 때문에 올해 2분기 중에 반등 시그널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짚었다.

1위를 내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외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에뛰드하우스는 중동시장 공략에 나서고 라네즈는 호주 세포라에 입점하며 마몽드는 미국 뷰티 전문점 얼타에 입점했다. 헤라는 내달 싱가포르 진출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해외 진출과 더불어 글로벌 혁신 상품 개발, 차별화된 고객 경험 선사, 디지털 인프라 개선 등의 혁신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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