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성동조선, P플랜 안가…신규자금 지원 없는 법정관리"(종합)

신규자금 지원한다해도 독자생존 불가능…P플랜 아닌 법정관리로 간다

최종수정 2018.03.08 14:45기사입력 2018.03.08 13:53
이동걸 산업은행장과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에서 '성동조선, STX조선 처리방향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성동조선에 대해 "현재로서 신규자금지원을 한다고 하더라도 회생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면서 성동조선과 관련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은행장은 특히 "회생 가능성이 있으면 P플랜(프리패키지드플랜)을 고려했겠지만, 회생 가능성이 없고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신규자금 지원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은은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성동조선 구조조정 추진경과 및 향후 처리방향을 발표했다.

다음은 성동조선 처리방향 관련 일문일답.
-그간 성동을 지속 지원해오다 발을 빼는 사유는? 국책은행으로서 너무 몸을 사리는 것 아닌지? 무책임한 것이 아닌지?
수은은 2010년 자율협약 개시 이후 그간 성동의 경영정상화 가능성과 지역경제 영향 등을 감안해 상업금융이 기피하는 조선사 구조조정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해왔다. 재무실사와 산업컨설팅에서 회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자금지원 지속시 손실만 더 커질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고, 법정관리는 이 같은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2017년 상반기 수주가이드라인 완화를 통해 5척 수주 지원 등 경영정상화를 지속하다가 하반기 정상화 가능성을 재점검한 사유는?
회사·채권단 공동의 정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6년 전례없는 글로벌 시황 부진 등 2015년 이후 주력선종의 수주 부진 지속(수주실적 : 2013년 43척, 2014년 37척, 2015년 4척, 2016년 0척, 2017년 5척)됐다. 2017년 들어 수주가이드라인 완화 등 채권단 지원에 힘입어 신규 수주(5척)에 성공하였으나, 연간 목표(15척) 대비 크게 부진했다. 결국 회사의 건조중 선박이 2017년 11월까지 모두 인도되면 일감이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영정상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회사 정상화 가능성 재점검을 위한 채권단 재무실사가 2017년 8월 시작됐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 2017년 12월 산경장 개최를 통해 기존 채권단 주도의 재무적 관점 외에 산업적 측면까지 고려한 산업컨설팅을 추진해 금융 및 산업 측면을 종합 고려한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왜 법원에 의한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선택했는지?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크게 상회한다. 대규모 금융지원(인력감축 등 비용절감을 위한 자구계획을 전제할 경우 신규자금 5000억원 이상 RG 지원 1조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자구계획 미이행시 자금부족액 대폭 증가)을 하더라도 장기간 손실 지속 등 독자생존 가능성 희박하다. 블록·개조사업 등 사업전환과 추가 비용절감 등 다양한 경쟁력 강화방안을 고려해도 손실지속 및 자금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컨설팅으로 시간만 더 끌어 손실규모 및 시장혼란만 확대된 것 아닌지?
컨설팅으로 약 2개월이 추가 소요되었으나, 최선의 결론을 얻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음. 특히 조선업의 구조적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재무적 측면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의 영향도 따져볼 필요가 있었다.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막대한 자금지원을 통해 살렸으면서 성동조선은 경영정상화를 중단한 사유는?
대우조선과 성동조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차이가 있음. 회사 경쟁력 면에선 대우조선은 세계수준의 핵심경쟁력(LNG 등 고부가 선종 관련 기술력, 수주보유량 세계 1위 등)을 보유하고 있으나, 성동조선은 수주·기술·원가 부문 모두 자력생존을 위한 경쟁력 취약하다. 매출액(대우 12조7000억 vs 성동 4000억) / 수주잔량(대우 114척 vs 성동 5척)에도 차이가 있다. 성동조선은 자금지원시에도 독자생존이 불확실하고, 부실규모 확대에 따라 국민경제 부담 가중 우려가 컸다.

-법원에 의한 회생절차시 수은의 손실은 어느 정도인지? 수은에 대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수은은 성동 익스포져에 대하여 충당금 대부분을 적립해왔으며 법원 회생절차에 따른 추가 손실 발생은 자체적으로 감내 가능하기 때문에, BIS 비율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추가 자본확충은 불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성동조선 회생절차 신청시 향후 일정 및 채권단의 역할은?
법원 주도의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채권 신고·확정 후 회생 가능성 평가 및 회생계획안 마련·인가 등의 과정을 진행할 것이다. 회생절차의 추진 주체가 기존 채권단에서 법원으로 변경되어 향후 채권단 역할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채권단은 법원과 소통하며, 회생가능성이 있을 경우 회생안 마련 및 이행 과정에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조할 계획이다.

-법원 회생절차하에서 블록공장 또는 개조공장 전환시 성동의 회생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법원 회생절차 아래 사업재편을 통한 회생 가능성을 현시점에서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사업재편 등을 통해 개선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회사 정상화를 제약하는 불확실성(조선업황 부진, 공급과잉 지속, 경쟁력 강화방안의 실행 가능성 등)도 상존한다. 법원 주도의 보다 강력하고 근본적인 다운사이징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이 차질없이 이행될 경우 사업전환 및 M&A 등을 포함한 다양한 회생기회를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8년 가까이 수은이 성동조선을 관리했지만 결국 막대한 금융지원만 하고 회사는 정리되는데 부실경영 책임은 없는지?
수은은 주채권은행으로서 성동조선 경영정상화를 이루지 못한 점에 대해 관리책임을 느끼고 있다. 2016년중 조선사 부실과 관련한 손실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 연봉삭감(임원, 5%), 임금인상반납(직원), 경비 10% 감축 및 부행장 감축 등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마련하여 이행하고 있다. 다만, 성동조선 회생절차는 조선업 전반의 장기 시황침체, 선가회복 제한 등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점이 상당한데,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 및 관리 책임에 치중하다보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기업 지원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부실기업 앞 대규모 금융지원으로 막대한 재원을 낭비한 것 아닌가?
채권단은 금융지원 뿐 아니라 경쟁력 강화 지원 등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신규자금, RG 등 대규모 금융지원 및 출자전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자구계획 수립·이행 관리를 통한 비용절감 및 체질개선 ▲삼성중공업과의 경영협력을 통한 근본적 경쟁력 강화 ▲전략적 수주 허용 등 탄력적 수주 관리를 통한 일감 확보 지원 등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황침체 장기화, 대내외 중형조선산업 경쟁구도 등 구조적인 요인으로 결국 회사가 정상화에 이르지 못하여 안타깝다. 다만, 경영정상화 지원 과정에서 총 206척(11조7000억원)의 선박 건조·인도 지원(자율협약 개시 당시 건조중 선박의 기투입원가(29척 1.4조원) 사장 방지 등) 등 국가수출에 기여하고, 고용유지, 기자재·협력업체 지원 및 지역경제 지원 등의 성과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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