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 물가②]"배달비 4000원"…치킨 2만원 시대의 자세 "매장가서 포장"
최종수정 2018.04.16 07:34기사입력 2018.04.16 07:30
치킨 가맹점마다 제각각 배달비 책정…1000원~4000원
소비자 혼란 가중…업계 1위 교촌 배달비 유료화 '2000원'
배달음식에 죄다 배달비 붙어… 야식 줄이는 트렌드 형성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0분 거리에 자주 이용하는 치킨 가게가 있어요. 후라이드 가격이 다른 브랜드 매장보다 저렴해 자주 배달시켜 먹었는데, 3월부터 배달비 4000원을 받기 시작해서 퇴근길에 직접 매장을 방문해 포장해옵니다. 2만원 이상 주문하면 배달비가 2000원인데, 아무래도 2인 가족이다보니 2마리 등 1만5000원 이상 주문이 힘드네요."

"BBQ를 자주 시켜먹는데 우리 동네는 배달비를 2000원 받아요. 그런데 인근의 다른 동네에서는 배달비를 1000원만 받는다고 전해 들었어요. 인천에 사는 친구는 배달비가 아직은 없다고 하네요. 대신 치킨 무와 콜라 서비스가 유료화 됐다고 들었어요. 동네 마다 배달비는 물론 서비스가 제각각이다 보니 혼란스럽네요."
'국민 간식' 치킨 한 마리 2만원 시대가 열렸다.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이던 '치킨 한 마리 2만원선'이 무너진 것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 본부의 치킨 가격이 오른 것은 아니다. 가맹점주들이 자체적으로 치킨 가격을 올리고, 배달비를 받기 시작한데 따른 것이다. 각 지역별로 가맹점마다 치킨 가격을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3000원까지, 배달비는 1000~4000원 수준까지 받는 등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 1위 교촌 치킨이 소비자의 혼란을 덜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배달 주문 시 건당 2000원의 '배달서비스 이용료'를 받기로 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촌이 가맹점 운영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 유료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전국 가맹점 동의를 받고 있다. 가맹점 동의 완료 후 이번 정책이 시행되면 교촌치킨 배달 주문 시 건당 2000원의 배달 서비스 이용료가 부과된다.

교촌은 배달 운용 비용의 증가가 가맹점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판단해 이번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배달 인력난과 배달 서비스 운용 비용의 상승은 가맹점 운영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돼왔다. 게다가 주요 치킨 브랜드들의 가맹점에서 점주들이 제각각으로 배달비를 징수하면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도 염두해 둔 조치로 풀이된다.

교촌의 배달비 유료화에 대해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 인상에 대한 체감 온도는 뜨겁다. 치킨 가격은 그대로 이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매출의 70% 정도가 배달 주문에서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가격 인상이나 다름없다. 한 소비자는 "치킨 2만원 시대를 맞이하는 소비자의 자세는 이제 직접 매장에 가서 방문 포장하는 것"이라며 "방문 포장을 해도 브랜드 치킨의 경우 콜라와 무 등의 구매하면 2만원이 넘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치킨 배달비가 생긴 이후부터 배달 주문을 해본 적이 없다"며 "예전에는 지출하지 않던 돈이라 아깝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야식을 줄이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치킨 뿐 아니라 전반적인 배달 메뉴 모두 배달비가 오르거나 유료화됐기 때문이다.


배달음식점의 경우 매장 임대료 부담에 배달앱에 떼어주는 수수료와 카드수수료, 배달직원 인건비까지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배달직원들의 인건비를 대폭 올려주면서 마진이 대폭 줄었다. 이에 따라 서울 일부지역과 경기도 등에선 이미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먼 지역의 경우 추가 배달비를 받고있다. 하지만 추가로 배달비를 내고 음식을 시켜먹는 소비자 입장에선 배달주문을 줄이는 상황. 한 소비자는 "피자부터 삼겹살까지 추가 배달요금 100원을 안받는 곳이 없다"면서 "요즘같이 물가가 모두 올라 생활비가 훨씬 늘어났기 때문에 1000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배달 주문을 줄였다"고 말했다.

치킨에 앞서 햄버거와 피자 등은 일찌감치 배달 최소 금액 등 배달비를 올렸다. 피자헛은 최근 배달 최소 주문금액을 1만2000원에서 1만5900원으로 인상했다. 인상률은 33%에 달한다. 모든 할인 및 멤버십 포인트 적용 후 실제 금액이 1만5900원이어야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 피자헛 매장 관계자는 "최저임금 등에 따른 배달 직원 인건비 부담 등으로 배달 최소 주문금액을 올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스터피자도 지난 1월배달 최소 주문금액을 인상했다. 미스터피자에서 스파게티와 샐러드 등 사이드 메뉴로만 주문할 경우 합계 1만4000원을 넘겨야 배달 가능하다.


햄버거 브랜드들의 배달 최소 주문금액은 모두 1만원 미만이었지만, 이제 모두 1만원이 넘었다. 버거킹은 올해 들어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지난 3월 배달 최소 주문금액도 함께 올렸다. 금액은 기존 8000원에서 1만원으로 변경됐으며, 상승률은 25%에 달한다. KFC도 연초 배달 최소 주문금액을 기존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데 이어 최근에 1만원에서 1만2000원(33.3%)으로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연말 배달 최소 주문금액을 8000원에서 1만원(25%)으로 올렸고, 롯데리아도 9000원에서 1만원(11.1%)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한 소비자는 "일부 외식 브랜드들의 경우 배달 메뉴가 매장 판매가보다 가격이 대체적으로 더 비싼편인데, 최소 주문 금액까지 올리는 것은 가격 인상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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