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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 열풍②]"비싸지만 괜찮아"…유통가 '프리미엄' 전략 승부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5초

백화점·대형마트·슈퍼까지 기존 제품보다 가격 높지만 만족감 주는 제품 선보여
프리미엄 제품 판매하니 매출도 쑥쑥

[소확행 열풍②]"비싸지만 괜찮아"…유통가 '프리미엄' 전략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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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 30대 워킹맘 이은정씨는 가족들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 호텔 베이커리를 찾는다. 사이즈가 크지도 않은 케이크 하나에 6만원씩 하지만 이것 하나면 가족 파티가 훨씬 즐거워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흔히 볼수 있는 가맹점 빵집 케이크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모양과 맛이라 돈이 아깝지도 않다. 이은정씨는 "일 년에 몇 번은 꼭 거쳐야 할 의미있는 날들엔 이 정도 돈은 투자할 만하다"며 "명품처럼 수 백만원씩 들일 수 없더라도 6만원 짜리 케이크 하나에서 행복을 찾는다"고 말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이 뜨자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등 모든 유통채널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고 있다. 롯데슈퍼는 올해 '프리미엄'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성향)를 중심으로 새단장에 나섰다. 소득 상위 30%를 위한 프리미엄 슈퍼마켓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추가로 오픈한다. 서울 도곡동, 문정동, 공덕동에 이어 이달 4호점인 서초점을 열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불황과 저성장 여파로‘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하면서도 가격과 상관없이 마음에 드는 상품은 적극 구매하는 소비의 양극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사회 현상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취급상품 8000종 가운데 5%가량은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에서만 단독으로 만나볼 수 있는 최상위 프리미엄 상품이다. 40%가량은 고급 식품관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프리미엄급 상품으로 구성했다. 나머지 55%는 대중적인 상품이다. 매출도 올랐다. 기존 롯데슈퍼를 리뉴얼한 도곡점과 공덕점은 전환하기 전보다 각각 21.7%, 43.1%의 높은 매출 개선율을 보이고 있다. 신규 개발 점포인 문정점 역시 일반 슈퍼마켓 신규점 대비 20.2 % 이상 매출이 상승했다.

[소확행 열풍②]"비싸지만 괜찮아"…유통가 '프리미엄' 전략 승부수 2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모델들이 러시아산 킹크랩과 대게를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식품관도 '소확행'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식품관에 입점한 식료품업체 '이탈리'에선 이탈리아 식료품 1000여종을 살 수 있다. 이를 재료로 활용한 이탈리아 현지 음식 역시 주문이 할 수 있다. 식료품점을 의미하는 '그로서리'와 '레스토랑'을 합친 형태 '그로서란트' 형태로 운영된다. 지난해 총 78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하루 평균 1만명이 찾아온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역시 최근 소비자들의 다양한 미식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객이 직접 쇼핑한 킹크랩·스테이크 등을 현장에서 바로 맛볼 수 있는 '그로서란트' 매장을 오픈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 AK플라자 등 다른 백화점들도 프리미엄 식품관을 앞다퉈 열고 있다"며 "조금 비싸지만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을 잘 먹으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국산 디저트류를 넘어 유럽에서 공수한 프리미엄 디저트를 선보인다. 홈플러스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냉동디저트 판매에 나섰다. 홈플러스 상품 바이어들은 유럽 현지에서 맛은 물론 품질까지 입증된 수준 높은 프리미엄 디저트를 들여오기 위해 1년여 간 깐깐한 해외업체 선정 및 계약 단계를 거쳤다. 현지 출장만 한 달에 1번꼴로 다닐 정도였다. '파스퀴에 에클레어' 초콜릿, '파스퀴에 마카롱', '솔로 판나코타' 푸딩, '솔로 티라미수' 4종을 선보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국산 초코렛이나 과자류보단 약간 비싸지만 가성비보다 만족도를 추구하는 최근의 소비트렌드에 따라 프랑스와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수준 높은 맛과 품질을 자랑하는 업체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그간 비슷한 냉동디저트 맛에 아쉬움을 느껴온 고객들에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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