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현장르포②]"김영란법 바뀌기 전보다 한우 더 안팔려요"…백화점도 울상
최종수정 2018.02.12 08:03기사입력 2018.02.12 07:30
11일 영등포 지역 백화점 북새통
매장 직원들 "손님은 많은데 구매는 안해" 울상
롯데百 한우 협력업체 작년설대비 매출 12% 감소
법인 매출은 쑥…"사람들은 김영란법 바뀐줄 몰라"


올해 설 연휴를 앞둔 11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설 선물세트 특설매장.

작년 추석 연휴를 앞둔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설 선물세트 특설매장.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오가는 사람들은 많은데 막상 구입하는 손님이 없어요. 매년 명절마다 선물세트 판매실적이 갈수록 떨어져서 걱정입니다"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은 푸드코트부터 식품 코너까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설 명절을 사흘 앞두고 있는데다 오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주말 데이트를 하는 젊은 커플들이 유난히 많았다. 선물 특설매장도 마찬가지로 설 선물세트를 고르는 인파들로 붐볐다. 하지만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한과 선물 매장의 김모씨(여·50)는 "작년 설보다도 판매가 시원찮다"면서 "구경만 하는 손님들은 많아도 실제로 구매하지 않는다"고 귀뜸했다.
청과 매장은 손님들을 기다리는 판매 사원들만 자리를 지켰다. 한 젊은 커플이 과일 선물세트를 고르자 "이 제품이 잘나갑니다" 반갑게 맞이했다. 하지만 13만원 상당인 가격만 물어본 뒤 자리를 떴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윤모씨(34) 부부는 "고향에 가져갈 선물세트를 고르는 중"이라며 "조금 전에 봤던 과일선물은 예산(10~15만원)에 맞는데 조금 더 좋은 선물이 있는지 둘러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청탁금지법) 개정 이후 농축수산물에 대한 선물 상한액 10만원으로 오르면서 회복세를 보인다던 한우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한우 협력업체 직원 김명재(54)씨는 "어제 집계로 작년 설과 비교해 매출이 12.5% 줄었다"면서 "40만원, 50만원 한우선물세트는 예전만큼 수요가 있는데 10만원 20만원 등 일반 가정에서 주로 구매하는 선물세트는 아예 나가지를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김영란법 개정으로 한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어 당황스럽다"고 했다. 바로 옆 매장의 수입 한우 선물세트 매장 직원은 "그나마 한우는 선물용으로 잘 나가는 편"이라며 "수입육은 선물을 꺼려해선지 거의 안팔린다"고 하소연했다. 신세계백화점 한우매장 아르바이트 직원 박모씨(여·20대)는 "오늘은 선물세트 10개 남짓을 판매했다"고 전했다.

이날 롯데백화점 청과 선물세트 매장 직원만 지난해 설보다 실적이 좋았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는 배 가격이 떨어져 크기는 커진 반면, 선물세트 가격은 오히려 저렴해져서 인지 작년보다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명절 선물로 인기를 끌던 와인 매장도 젊은 고객들로 붐볐다. 매장 직원 공모씨는 "사람들은 김영란법 개정을 모르는 것 같다"면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3~4만원 짜리 와인세트가 가장 잘 팔린다"고 전했다.

백화점 업계는 지난달부터 일제히 설 선물세트 본판매에 돌입, 초반까지는 '깜짝 실적'을 냈다. 롯데백화점이 25%(1월22일~2월3일), 현대백화점은 35%(1월5일~2월3일)의 신장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백화점 선물세트는 초반에는 기업들의 단체주문이 많은 만큼 청탁금지법 개정으로 선물단가가 올라가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설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후늘어나는 개인 고객들의 구매력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경우 VIP 고객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면서 "중산층이 소비를 해야 실적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아직까지 중산층이 지갑을 안여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백화점 3사는 전날부터 설선물세트 할인판매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은 2월 14일까지 ‘설 선물세트 블랙위크’를 테마로 백화점 전점에서 정육, 청과, 건강 선물세트 등 30여 품목을 정상가 대비 20~70% 할인 판매한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0 목록보기 플친추가

프리미엄 인기정보

리더스경제신문많이 본 뉴스더보기

  1. 1조근현 감독 “이유영, 노출 수위 높아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고 해 같이 했다”
  2. 2홍선주 “알면서 모른 척했고 무서워서 숨었다…다른 사람들이 피해 받았을 때 겁 났다”
  3. 3고은 시인 “아직도 할 일이 너무 많고, 써야 할 것도 많다…외유는 조금씩 줄일 것”
  4. 4최율, 톱스타에게 어떤 몹쓸 짓을 당했나? 정상이 아닌 사람들 모두 사라질 때까지
  5. 5'블랙하우스' 강유미, 인터넷 방송으로 월 수입 수천만원 번 적도 있어 ‘화들짝’...비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