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현장르포③]싼 수입산으로 채운 마트 쇼핑카트…"너무 비싸요"
최종수정 2018.02.12 08:49기사입력 2018.02.12 07:30
채솟값 천정부지, 카트에 넣었다가 다시 빼…명당 차지한 선물세트 코너엔 직원들만 덩그러니
간편식 코너 그나마 인기 "이걸로도 명절 분위기 충분"…고기는 한우 대신 호주산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 설 연휴 직전 토요일인 지난 10일 정오, 서울 도봉구 창동 이마트. 채소 매대 앞에서 1봉에 3290원하는 청양고추를 집으며 주부 전현민씨(35세)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어휴. 채소는 재래시장이 훨씬 싼데." 이 말을 들은 남편이 즉각 반응했다. "여보, 채소 다 빼자. 시장 가서 사지 뭐." 부부는 카트에 담았던 새송이버섯과 브로콜리를 제자리에 올려놓고 스팸·라면·쌀·세제 같은 할인 상품만 남긴 채 계산대로 발길을 옮겼다.

#.바로 옆 생선 코너에선 주부 오정순씨(57세)가 갈치를 고르고 있었다. 설날 특별혜택으로 1마리 8800원에 제주 은갈치를 판매하고 있었지만 크기가 작아 손이 언뜻 가지 않았다. 오씨는 "물가가 하도 올라서 살게 없다. 곡소리가 절로 난다"며 크기 대비 가격이 저렴한 세네갈 갈치 중 가장 실한 제품을 담았다.

설을 코앞에 뒀지만 대형마트의 신선식품 코너는 비교적 한산했다. 강추위에 폭설까지 겹쳐 설 대목 채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무 1개 2680원, 애호박 1개에 2790원에 달했다. 가격표를 구경만 하고 지나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겨울 내내 이상한파가 이어지면서 주요 채소류의 생육이 부진했던 데다 최근 겨울철 채소류의 주산지인 제주 지역에 폭설이 쏟아지면서 출하작업을 하지 못해 신선식품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명절 기간에 마트 내 명당을 독차지하는 선물세트 코너엔 직원들만 우두커니 서 있었다. 청정원·동원·CJ·사조 등에서 준비한 선물세트는 2만~3만원대 실속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문의하는 고객 자체가 드물었다. 원래 판매가 대비 30% 저렴하고 4+1, 9+1, 10+1 추가 증정까지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매대 앞에 서자 판매원이 다가와 "몇 세트가 필요하냐. 원래 프로모션보다 하나 더 끼워줄 수 있다"고 속삭이며 "요즘엔 인터넷으로 많이 구입하지만 마트 상품도 실속면에선 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그나마 카트에 물건을 부담 없이 담는 곳은 간편식 코너였다. 이마트는 피코크 제수용품 코너를 따로 마련했다. 피코크 양지육수 500g짜리 1+1 제품이 5980원, 피코크 시루 떡국떡 1.5kg짜리가 3980원이었다.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온 설주훈씨(53세)씨는 "아들은 군대에 가고 가족들도 외국에 있어 지난 추석부터 설을 와이프와 단둘이 보내는데 번거롭게 해먹긴 귀찮아서 가정 간편식을 자주 사먹는다"며 "이걸로도 충분히 설 명절 기분을 낼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선미 이마트 피코크 바이어는 "피코크가 간편 제수음식을 시장에 선 보인지 3년 만에 매출이 12배 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차를 타고 10분 거리에 위치한 방학동 홈플러스도 육류 코너에만 고객들이 몰려있었다. 장 바구니 체감 물가가 오르자 명절 육류코너에서도 가성비 뛰어난 제품이 인기를 얻었다. 홈플러스에서도 가장 눈에 잘 띄는 육류선물세트 코너엔 호주산인 LA식 꽃갈비 냉동세트(제휴카드 할인시 12만7200원)와 찜갈비 냉동세트(제휴카드 할인시 9만5200원)가 자리 잡고 있었다. 시댁에 가져갈 선물을 사러 온 주부 최명희(34세)씨는 "한우랑 맛도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 호주산 소갈비를 샀다"고 말했다.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이곳 선물세트 매대도 썰렁했다. 사과, 배 등 5만원 안팎 과일 선물세트 박스가 층층이 쌓여있었지만 찾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 세트라도 팔기 위해 판매원은 고가 대신 저가 제품부터 소개했다. 그는 "요즘엔 손님들이 가성비를 제일 먼저 따진다"며 "나주 얼음골 배 세트보다 1만원 정도가 저렴한 혼합 사과, 배 세트도 선물로 손색이 없다"고 권유했다. 서울 지역 대형마트는 설 연휴 직전 일요일(11일)은 의무휴업일로 영업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엔 이마트·홈플러스 휴업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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