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따로노는 文정책]치킨값, 정부 개입 방식 논란…"포퓰리즘에 취했다"
최종수정 2018.01.12 13:38기사입력 2018.01.12 11:00
김상조 위원장, 치킨 가격 하락'을 자신의 업적 중 하나로 꼽아 "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올랐는데도 치킨값은 8년째 동결…"이러다 폐업밖에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논란이 됐던 대표적인 사례가 치킨ㆍ피자 가격 인상 철회다.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비롯해 치킨업체들이 지난해 3월 가격 인상계획을 발표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육계가격이 크게 오르고 배달앱 증가에 따른 수수료 부담 확대에 인상안을 내놓은 것. 인상 소식에 당장 정부가 움직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바로 치킨 프랜차이즈 등 유통업계가 AI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가격을 인상하는 경우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의뢰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세무조사 카드까지 꺼내는 서슬퍼런 압박에 업체들은 결국 백기 투항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주들과의 광고비 분담과 관련해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BBQ 현장조사에 나섰다. 7월에는 '가맹 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을 내걸고 치킨 피자 등 50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섰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이달 11일 청와대가 제작한 인터넷 동영상 게시물 '친절한 청와대, 갑질 그만 하도급 대책'에 출연해 '치킨 가격 하락'을 자신의 업적 중 하나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이 영상을 통해 "취임하고 첫 번째 국민의 관심을 받은 것이 이른바 '치킨, 피자' 문제"라며 "피자ㆍ치킨값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민간 기업의 가격 조정 결정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압박에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에게는 '생존의 문제'인데 정부는 무조건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급급하다"면서 "현장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도 모르고 정부만 포퓰리즘 정책에 취해 치킨값 하락을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치킨업체들이 문 닫는 것 밖엔 답이 없다"고 토로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중 상당수 업체는 짧게는 3년, 길게는 8년동안 메뉴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업계는 이제 가격 인상 저지 한계점에 달했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배달 대행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배달 수수료를 건당 500~1000원식 올리면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다. 치킨 한 마리를 팔면 남는 이윤도 8년전에 비해 대폭 줄었다. 2010년 롯데마트 '통큰치킨'이 출시되며 실제 한 마리를 팔면 점주들이 얻을 수 있는 이윤은 4000원선이었다. 그러나 치킨 가맹주들은 원가 상승으로 이윤은 2000원선까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윤경주 BBQ 대표는 최근 가맹주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 8년간 원부재료, 임대료, 인건비 등 물가가 상승했으나 치킨값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본사의 노력에도 가격인상은 무산됐지만 여러분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인상 추진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동력을 얻긴 쉽지 않아 보인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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