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민개헌안 준비할 것”…개헌안 직접 발의 가능성 시사(종합)
최종수정 2018.01.10 14:35기사입력 2018.01.10 12:39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정부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국민개헌안을 준비하고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다”며 개헌 추진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저는 줄곧 개헌은 내용과 과정 모두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국회의 합의를 기다린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새해 국정운영을 밝히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직접 개헌안을 발의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국회 개헌특위에서 국민 주권적 개헌방안이 마련되지 않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그때는 정부가 개헌특위의 논의 사항을 이어받아 자체적으로 특위를 만들어서 개헌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6월 지방선거까지 불과 5개월밖에 남지 않은 데다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한 점을 고려하면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 100일 기자회견 때보다 개헌안 직접 발의 가능성을 좀 더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지지부진한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자유한국당은 개헌 국민투표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주시기를 거듭 요청한다. 개헌에 대한 합의를 이뤄주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면서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고 별도로 국민투표를 하려면 적어도 국민의 세금 1200억 원을 더 써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안 발의 시기와 관련해서는 "개헌특위의 논의가 2월 정도에 합의를 통해서 3월 정도에 발의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국회 쪽의 논의를 더 지켜보고 기다릴 생각"이라며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더욱 일찍 개헌 준비를 자체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과거 대선 기간 때부터 개인적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가 가장 바람직한방안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말씀드린 바 있다"며 "국민도 가장 지지하는 방안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개인 소신을 주장할 생각은 없다"며 "개헌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중앙 권력구조를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는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며 "가장 지지 받을 방안을 찾아낼 수밖에 없고 만약 하나의 합의를 이뤄낼 수 없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개헌을 다음으로 미루는 방안도 생각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권력구조 개편이 합의되지 않으면 권력구조 개편만 연기할 수도 있다는 취지이지, 개헌 전체를 연기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가의 책임과 역할, 국민의 권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생각과 역량이 30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다”며 “30년이 지난 옛 헌법으로는 국민의 뜻을 따라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1987년 만들어진 현행 헌법은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국민의 뜻이 국가운영에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국민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고,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개헌은 논의부터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지 정략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산적한 국정과제의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블랙홀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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