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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결산-사드파고①]요우커 천국에서 텅 빈 쇼핑몰로…한국 관광, 한계를 보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3초

[2017결산-사드파고①]요우커 천국에서 텅 빈 쇼핑몰로…한국 관광, 한계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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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2017년 정유년, 유통업계는 다사나난한 한 해를 보냈다.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가 결정되며 중국인관광객이 순식간에 사라져 관련 시장이 쪼그라들었고, 국정농단 사태 이후 새 정부의 각종 규제강화로 업체들은 점포 출점 및 운영 전략을 다시 짜야했다. 일부 가맹사업 본부의 '갑질' 행태가 수면 위로 떠올라 사회적인 물의를 빚는가 하면 때 아닌 전염병과 살충제 파동으로 양계농가가 뒤집혔다. 1인가구가 핵심 소비층으로 등극하는 트렌드도 거듭 확인됐다. 아시아경제는 유통 결산 시리즈를 통해 올해의 이슈를 되짚어 본다.

<글 싣는 순서>


<1>[2017결산-사드파고]
<2>[2017결산-규제홍수]
<3>[2017결산-갑질철퇴]
<4>[2017결산-다사닭난]
<5>[2017결산-일코노미]

[2017 유통 결산 시리즈①]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집중 '구조적 한계' 확인
다국적 거래선 뚫기 나섰지만 현실적 어려움
관광 경쟁력 키워야 하지만 쉽지 않아

"중국인 단체 바라보고 명동에 아이스크림 가게를 연 어느 사장님이 몇 개월 되지도 않아서 문을 닫았어요. 지금도 일찍 폐점하길 차라리 잘했다고 얘기해요. 사드 보복으로 한꺼번에 빠진 관광객이 1년이 다 돼 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으니…. 이 만큼 중국인에 의존했었나, 이 사람들 없으면 이렇게 거리가 비어버리는구나 싶더라고요." (명동 부동산중개인 오모씨)


"정말 한 순간 이었죠. '정부 지침' 내려지고 나서 며칠만에 일이 뚝 끊겼습니다. 어학원에서 강사를 겸임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생계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체감하기에는 일주일도 되지 않아 단체관광 90%가 사라지더라고요. 사후면세점 같은 곳에서는 (송객)수수료 비율이 높아 수입이 꽤 괜찮았는데, 그 시장이 완전히 죽었습니다. (중국인 조선족 가이드 지모씨)"

[2017결산-사드파고①]요우커 천국에서 텅 빈 쇼핑몰로…한국 관광, 한계를 보다


올해 유통업계 최대 사건 중 하나는 중국의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다. 한반도의 사드 배치 결정을 기점으로 이에 불만을 품은 중국 정부가 노골적인 경제보복에 나서면서, 중국인단체관광객(요우커)이 한 순간에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그간 요우커 특수로 승승장구하던 사전·사후 면세점, 일부 관광지, 호텔 등 숙박업계까지 타격을 입었다.


실제 관광객은 반토막이 됐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사드 보복 탓에 중국 관광객 수는 전년(806만8000명)보다 400만 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그 여파로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약 5조원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광객 감소는 지난 3월 중순부터 본격화됐다. 중국 정부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불만을 품고 자국 여행사들에게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판매하지 말 것을 지시하면서다. 올해 3∼10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238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4만7000명)보다 356만5000명(60.1%) 줄었다.

[2017결산-사드파고①]요우커 천국에서 텅 빈 쇼핑몰로…한국 관광, 한계를 보다 사드보복이 수개월 이어지며 매출이 급감하자, 한 입점업체가 자리를 비우면서 빌딩 전체가 공실 상태로 남아있다.


한은은 중국 관광객들이 유발하는 실질 부가가치가 1인당 약 1300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중국 관광객 감소로 실질 GDP에 약 52억 달러(5조원) 손실이 생기는 셈이다. 이외에도 상품 수출 등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사드보복에 따른 충격파는 더 커진다. 앞서 한은은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후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사드 충격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이 0.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인관광객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국내 관광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사드 보복 이전까지 외래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안팎을 유지해왔다. 올해 연초를 기준으로는 46.3%. 그러나 사드 보복이 노골화 된 직후인 4월 이 숫자는 21.2%까지 쪼그라들었다. 10월 현재는 29.6%, 1~10월 누적 수치를 기준으로는 31.8% 수준이다.


관광, 면세 업계는 부랴부랴 중동, 동남아시아 거래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요우커의 규모를 따라가기는 어려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외래 관광객 절반이 중국인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관련업계가 이들을 중심으로 시장을 조성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면서 "그러나 사드 배치라는 정부 결정으로 호텔, 면세점, 관광특구 등이 초토화되면서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양한 거래선을 확보하고자 노력했지만 국내 관광 경쟁력의 한계라던가 기존 인프라 등의 문제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향후 민관 공동으로 중장기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일이지 사드 사태로 혼란을 겪는 업체들이 알아서 자구책을 찾아서 될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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