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주거복지로드맵]전문가 "맞춤형 공급확대 고무적"

재원 조달, 택지 확보 등 문제는 여전…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방안 지연 우려도

최종수정 2017.11.29 13:32기사입력 2017.11.29 13:28 박혜정 건설부동산부 기자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29일 정부가 무주택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해 10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생애맞춤형 공급 대책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했다. 그동안의 수요 억제책과 차별화하면서도 청년층과 신혼부부들이 자산을 축적하며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맞춤형 공급 확대 의지를 밝혔다는 것에 주목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금융상품 구조와 일부 택지지구 지역 등 로드맵이긴 하지만 디테일한 내용을 담으려고 애를 쓴 것 같다"며 "임대주택 공급 뿐만 아니라 참여 주체와 프로세스, 거버넌스를 담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물리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공적 금융지원이 포함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발표된 대책은 강력한 수요 억제책이었는데 이번 정책은 현 정부 들어서 첫 주택공급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또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공급 프로그램은 그간의 수요 억제책과 차별화된다"며 "생애단계별, 소득, 주거 유형에 맞게 대출부터 임대, 분양형까지 다양한 유형의 물량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기존의 수요 억제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공급 확대 의지를 천명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거복지로드맵이 집값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함 센터장은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 포함되는 등 입지는 원만하다"면서도 "2021년 첫 입주가 시작되는 데다 최근 집값이 많이 올랐던 서울 강남, 한강변 주변의 수요를 완전히 치환하기에는 수요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당장 서울 집값이나 거래량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과거 정부가 내놓은 공공임대주택 정책이 실패했던 주 원인인 재원 조달, 택지 확보 등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왔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거복지로드맵에 소요되는 재원이 119조원에 이르는데 이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로드맵을 주거사다리라고 표현했는데 공공임대에서 민간임차, 다시 자가로 넘어가는 것이 사다리라고 본다면 로드맵은 사다리보다는 주거복지 차원으로 보여진다. 또 이번에 새롭게 '실' 개념으로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의 주택 정책은 '호' 개념으로 돼 있는 만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덕례 실장은 "일부 택지를 지정한 것은 고무적이나 도심이나 서울 인근 등의 기존 주택의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도 있다"며 "내년에 입주물량이 국지적으로 많은 경기 화성 등의 미입주, 미분양 물량과 공적임대주택을 연계하면 시장 안정화 측면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큰 관심을 끌었던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방안 등이 로드맵에서 빠진 것에 대해 비판했다. 다주택자가 기존 매물을 어떻게 처분할지 최종 판단을 내릴 근거가 수개월째 미뤄지고 있어서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방안 등이 미뤄지면서 다주택자들이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고 내년 4월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매도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성수 교수도 "우리나라 임대차시장에서 다주택자들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주고 임대주택 등록을 활성화하는 대안이 뒤따라야한다"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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