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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잔혹사③]최저임금'↑' 점주 수입 반토막…"알바생 줄일 수 밖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3초

2018 최저임금 기준 '풀 오토' 편의점주 月수입 233만→135만원
'인건비' 높은 업종…인력 감원 가속화 '고용 한파'
업계 "시급 1만원은 악몽…감당하지 못하는 편의점 40%"

[편의점 잔혹사③]최저임금'↑' 점주 수입 반토막…"알바생 줄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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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두 사람 몫을 해야 하니 힘이 드네요. 점주가 아니라 이젠 알바생이죠."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점주 A씨는 최근 아르바이트 직원 1명을 해고했다. 인건비 부담에 치열한 경쟁으로 도저히 수익이 나지 않아서다. 하루에 12시간 넘게 일하면서 해고한 직원의 일손을 메우고 있는 그는 "내년에 최저임금이 오르니, 아르바이트 직원 한명을 더 내보내야 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인근의 또 다른 한 편의점 점주 B씨도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직후 아르바이트 직원들 중 같이 일할 친구와 내보내야 하는 친구를 내심 평가하게 됐다"며 "한명을 해고하지 않는 한 월수입이 반토막이 날 것으로 보여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C씨는 "여건상 혼자 계속 편의점을 운영할 수 없고, 가족에게도 부탁할 수가 없다"며 "내년에는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조정해서 최대한 인건비 부담을 줄여야겠지만, 올해보다 최소 80만원 이상이 인건비로 나갈 것 같아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편의점 업계가 '최저임금 상승'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을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인건비 비중이 높아 최저임금 시 가장 타격이 큰 업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인상된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편의점주들의 월 수입이 최대 반토막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인력 감원을 선택, 고용 한파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잔혹사③]최저임금'↑' 점주 수입 반토막…"알바생 줄일 수 밖에"


23일 이베스트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 편의점 평균 하루 매출액인 180만원을 기준으로 산정했을 때(담배 매출 비중 40%, 본부 배분율 30% 가정), 2017년 24시간 아르바이트 운영하는 이른바 '풀 오토(Full Auto)' 점포의 점주 순수익(점포당 월간 영업이익)은 233만원으로 예상된다.


2018년 인상된 최저임금 7530원으로 적용시 최저임금이 472만원에서 550만원, 주휴수당이 87만원에서 101만원, 4대보험료가 40만원에서 47만원으로 올라 24시간 아르바이트생 고용에 따른 인건비 총액이 599만원에서 698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점포당 월간 영업이익은 올해 약 42.1%, 98만원이 감소한 135만원이 된다. 연간으로는 1176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며, 영업이익률은 기존 4.3%에서 2.5%로 떨어진다.


또 동일기준(점포당 하루 매출액 180만원, 담배 매출 비중 40%, 본부 배분율 30% 가정)에서 점주가 하루 12시간 자가 운영하고 나머지 12시간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헸을 경우, 최저임금, 주휴수당, 4대보험을 합친 인건비는 300만원에서 349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점포당 월간 영업이익은 올해 533만원에서 내년도 인상된 최저임금 적용시 483만원으로 약 50만원이 줄어 영업이익률은 9.7%에서 8.8%로 떨어진다.


동일 가맹점주가 2개 이상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복수점포 비중은 약 40~4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점주가 직접 점포 운영에 나선다 해도, 아르바이트 고용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점포가 최소 전 점포의 40%에 이른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 대한 우려도 팽배한 상황이다.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측은 "시급이 1만원이 된다면 야간 인건비만 400만원이 넘어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편의점이 전체의 40%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편협은 "최저임금을 올린다면 동시에 다른 비용들을 없애줘서 점주들이 오른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업종·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 신용카드 수수료율 재조정, 3개월 전후 단기근무자의 4대보험료·주휴수당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편의점 잔혹사③]최저임금'↑' 점주 수입 반토막…"알바생 줄일 수 밖에"


편의점 가맹점주는 물론 가맹본부의 수익 역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편의점 일매출이 180만원으로 동일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 가맹점주 순수입은 올해보다 14%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맹점주 수입 보전을 위해선 결국 가맹본부의 통 큰 대책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편의점 가맹점주 수입은 물론 편의점 가맹본부의 수익 역시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박 연구원운 "어떤 대책이 시행되든 편의점의 향후 실적 추정치는 하향 조정 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편의점 시장은 혹한기가 예상된다"며 "최저임금 16.4%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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