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 마케팅④]날짜 상술에 우는 소비자… '남발'에 피로도 '↑'
최종수정 2017.11.13 08:26기사입력 2017.11.13 07:30 오종탁 유통부 기자
연중 30여개로 일일이 기억하긴 불가능
"실효성 있는 마케팅인지 의문"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오늘 하루만 몇 개 '데이'가 겹친 거야?"
지난 11일은 빼빼로데이 외에도 11번가 '십일절',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빅스마일데이', 위메프 '1111데이' 등이 모두 겹친 날이었다.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光棍節)마저 이날 진행됐다. 일각에선 "가래떡데이도 기억해 달라"고 한다. 소비자들은 뭐가 뭔지 혼란스럽다. 이경란(34·여)씨는 "각 행사별 특징은커녕 이름조차 제대로 모르고 지나갔다"며 "하도 '데이'가 많다 보니 헷갈리기만 하고 쇼핑 혜택은 못 챙기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이 마케팅은 유통업계에 분명 매력적인 카드이지만, 너무 남발되는 탓에 실적과 이미지 모두를 놓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업체들이 마케팅을 위해 만든 각종 데이는 점점 늘어나 연중 30여개에 이른다. 앞서 데이가 무분별하게 늘었을 때는 60개에 육박했다는 설도 있다.
한 온라인 쇼핑몰의 밸런타인데이 광고
데이 마케팅 원조는 2월14일 밸런타인데이다. 여성이 사랑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다. 3월14일은 반대로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 등을 전한다. 이 밖에 삼겹살데이(3월3일), 블랙데이(4월14일), 빼빼로데이(11월11일) 등 다른 먹거리 기념일을 비롯해 로즈데이(5월14일), 키스데이(6월14일) 등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정도를 제외하면 누가 알려주지 않는 이상 기억하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데이 마케팅에서 죽을 쑤는 사례도 속속 등장했다. 2000년대 초 축산업계에서 돼지고기 수요를 늘리기 위해 기획한 삼겹살데이가 꽤 호응을 얻자 오이데이(5월2일), 인삼데이(2월23일), 포도데이(8월8일), 가래떡데이(11월11일) 등이 줄이어 탄생했다. 마케팅 효과는 잘 알려졌다시피 기대에 못 미쳤다.

기업에서 데이 마케팅을 활용했다가 실패한 사례도 많다. 롯데제과의 빼빼로데이를 벤치마킹해 경쟁 업체들이 내놓은 초코파이데이(10월10일 오리온), 에이스데이(10월31일, 해태제과)는 지금은 온데간데없다. 기념일과 상품 간 연관성이 부족해 '끼워 맞추기식 마케팅'이라는 지적만 잔뜩 듣고 사라졌다.

유통업계 실무자조차 매달 돌아오는 각종 데이에 혀를 내두른다. 제과 상품기획자(MD)들은 1년 내내 각종 시즌 준비에 매몰된다. 한 관계자는 "2월 밸런타인데이, 3월 화이트데이, 5월 어린이날, 7월 바캉스, 11월 빼빼로데이, 12월 크리스마스 등을 기본으로 사이사이에 다가오는 행사들이 너무 많다"며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상품이나 마케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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