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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개편 고차방정식⑤]대한민국 제3당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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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의 통일국민당 김종필의 자민련
‘리더의 흥망’ 따라 黨 운명도 좌지우지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30년 만에 4당 체제를 이룬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 속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두 정당은 과연 지방선거에서의 약진을 통해 실패로 점철된 제3세력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까.

1987년 헌법개정과 함께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현행 소선거구제로 바뀌면서 한국의 정치지형은 지금까지 범 진보정당과 범 보수정당이라는 양당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선거시기마다 제3세력이 출현했지만 생명력은 길지 않았다.


가장 화려했던 제3세력은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탄생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창당한 자민련은 15대 총선에서 50석으로 제3당으로 발돋움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회의와 'DJP연합'을 이뤄 정권교체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공동여당이 된 자민련은 2000년 총선에서 보수의 주도권을 한나라당에 빼앗기며 17석으로 주저앉았다. 공동여당인 국민회의의 '의원 꿔주기'로 간신히 원내교섭단체를 유지했다. 하지만 연정(聯政)이 붕괴하고 독자적인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4년 총선에서는 김 전 총리마저 낙선하며 사실상 몰락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도 첫 선거인 14대 총선(1992년)에서 31석을 획득해 제3세력으로 떠올랐다. 지역기반이 없는 정당이 창당한 지 한 달만에 거둔 성과였다. 그러나 통일국민당은 대선 후보로 나선 정 회장이 3위로 낙선하고, 정권 차원의 수사가 이어지면서 붕괴했다.


이 밖에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이끌던 자유선진당,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이끌던 창조한국당도 제3세력 구축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명멸을 거듭해 왔던 제3정당의 실패 요인으로는 '인물 중심의 정당'이었다는 점이 꼽힌다. 한 정치권 인사는 "역대 제3당은 김 전 총리, 정 회장, 이 전 총재라는 대선 후보 또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전형적 인물정당"이라며 "자연히 리더의 부침에 따라 당도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소선거구제 역시 제3세력의 성장을 방해한 요소로 꼽힌다. 지역기반이 없는 진보정당이 대표적이다. 진보정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국회 입성에 성공한 이래 꾸준히 5~10%에 이르는 정당지지율ㆍ비례대표 선거 득표율을 유지해왔지만 국회 내 의석은 5~13석으로 이에 미달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최근 정체성 찾기와 선거구제 개편을 과제로 삼고 있다. 국민의당의 경우 제2창당위원회를 설치해 이념ㆍ정체성 문제에 몰두하는 한편 바른정당과 함께 선거제도 개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안철수 대표 역시 "얼마 전 국민정책연구원에서 수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5%가 다당제가 꼭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적으로 다당제가 유지되는 것"이라며 "개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선거제도 개편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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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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