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제도'인데 자꾸 '적폐'만…헛다리 '병특논란'

선동열 감독 증인 출석 후 손혜원 의원 등 부실 국감 논란 확산
23일 정운찬 KBO 총재도 증인 채택, 제도 개선 등 진취적 논의 가능할지 의구심

최종수정 2018.10.14 10:20기사입력 2018.10.14 10:20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미지출처=연합뉴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야구계를 둘러싼 국회 국정감사는 계속된다.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과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부회장에 이어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까지 국감장에 불려갈 예정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오는 23일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체육산업개발(주), 태권도진흥재단,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공공기관과 유관기관을 감사하면서 정 총재를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에 대해 야구계와 체육계 안팎에서는 "또 다시 변죽만 울리는 감사가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지난 10일 선 감독과 양 부회장에 대한 감사과정에서 드러난 모습 때문이다. 특히 여당 간사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여론이나 제보에 편승한 의혹제기와 추궁으로 감사 이후 며칠 째 논란의 중심에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일부 병역 미필 선수를 청탁이나 외압 혹은 '후배 돕기' 명목 때문에 선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선 감독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감독의 연봉이나 판공비, 근무 환경 등 본질에서 벗어난 질의와 질타로 역풍을 맞은 것이다.

그럼에도 손 의원은 꿋꿋하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KBO, KBSA가 좀 더 열심히 대한민국 야구의 내실을 기하도록 하는 길에 매진하겠다"며 야구팬들이 지지를 요청했다. 일련의 과정을 종합해볼 때 손 의원은 대표팀의 선수 선발 과정에 대한 의혹, 나아가 체육계 병역특례 제도의 문제보다는 야구계를 둘러싼 '적폐' 청산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정운찬 KBO 총재[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가 지난해에 이어 양 부회장을 2년 연속 국감에 증인으로 불러낸 게 이를 입증한다. 양 부회장은 작년에 KBO 사무총장, 올해는 KBSA 부회장 자격으로 출석했다. 손 의원은 "양 부회장이 KBO 사무총장일 때 KBSA 부회장직을 몰래 겸임했고, KBSA가 KBO와 한 건물에 있도록 조치했으며 이를 이용해 프로와 아마야구를 장악하는 실권자로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KBSA 권한인 야구대표팀 감독과 대표선수 선발을 KBO에 위임한 것도 양 부회장 때문이라고 의심했다.

궁극적으로는 양 부회장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일한 경력을 부각시키며 전임 정부 시절 야구계의 요직을 맡게 된 것도 김 전 실장 덕분이라고 추측하도록 의혹을 제기했다. 야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를 선발한 과정보다 김 전 실장을 연결고리로 삼아 야구계와 양 부회장을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점찍었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양 부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손 의원의 문제제기에 단호한 표정과 말투로 반박했다.

손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정 총재가 증인으로 출석하더라도 병역특례 제도나 현 대표팀 선발방식에 대한 문제 개선 등 진취적인 논의는 배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 총재의 취임은 지난 1월로 KBO에 야구대표팀 지도자와 선수선발 권한이 위임된 지난해 7월보다 늦고 양 부회장의 경력과 연결고리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 전후 불거진 논란으로 체육·예술계 병역특례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현행 제도에 따라 대표 선수를 선발한 지도자나 뽑힌 선수도 질타나 논란의 대상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여기에 2023년 의무경찰제도 폐지를 앞두고 경찰축구단에 이어 야구단도 체육요원 선발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체육계 관계자는 "해당 종목과 선수들에게는 매우 시급한 현안이다. 문제의 본질은 '제도'인데 자꾸 적폐 얘기만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국감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로 야구뿐 아니라 이번 체육계 국감에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된 이들은 승마나 테니스, 빙상, 수영 등 전임 정부 시절부터 논란이 된 종목의 인사들로 채워졌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크랩 댓글0

프리미엄 인기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