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올림픽 귀화 선수들의 '한국국적' 포기…문체부는 뒷짐
최종수정 2018.07.24 21:53기사입력 2018.07.20 11:40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처럼 다정했던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 조가 해체했다. 두 선수는 후원금 배분 문제 등을 놓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상대방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며 서로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단독[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푸른 눈의 태극전사, 그들은 태극마크를 단 이방인이었을까. 국가 역량을 응집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5개월. 축제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후유증이 드러났다. 개최국으로서 올림픽 종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입했던 귀화 선수 일부가 대한민국 국적을 반납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것이다. 귀화 선수들의 적응 실패인지, 올림픽을 위한 우리 정부의 '기획성 귀화'는 아니었는지. 영입에는 공을 들였던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단체들은 나 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다.

국적을 포기한 선수는 바이애슬론 종목에서 나왔다. 평창올림픽 여자 개인 종목에서 16위에 오른 예카테리나 아바쿠모바와 남자 선수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벳츠다. 이들은 러시아에서 귀화했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팀으로 짝을 이룬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도 결별했다. 둘은 올림픽 이후 훈련 과정에서의 마찰, 후원금 배분 등을 놓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진실공방을 벌였다. 민유라는 재미동포, 겜린은 귀화선수다. 겜린은 "한국 귀화 선수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했던 건 큰 영광이었다. 한국 팬들의 응원과 추억을 가슴속에 간직하겠다"며 작별인사를 남겼다.

체육분야는 대부분 '특별 귀화'를 통해 우리 국민이 된다. '특정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자로서 대한민국의 국익에 기여할 것으로 인정되는 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국적법 제 7조에 따른 것이다. 경기단체나 대한체육회가 목적에 맞는 선수를 추천하면 정부 당국,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귀화심의위원회가 검토하고 법무부에서 최종 승인한다. 김승규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은 "기량이 가장 중요하고 한국 생활 적응력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에서 귀화 대표선수로 바이애슬론에 출전한 에카테리나 아바쿠모바[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가 평창올림픽을 위해 귀화를 승인한 선수는 모두 19명. 이 가운데 메달을 딴 선수는 없다. 그래도 저변이 취약한 동계종목의 경쟁력을 확대하는 역할이 기대됐다. 이 가운데 우리 국적을 포기한 선수는 3명. 추가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평창올림픽에서 크로스컨트리 대표로 뛴 김마그너스는 "한국 국가대표로 뛰기에는 선수로서 갈증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중 국적자다. 귀화 선수는 아니지만 우리 국적을 택해 평창올림픽에 나갔다는 점에서 특별귀화 선수들의 입장과 비슷하다. 그는 "스키 선진국인 노르웨이의 기술과 노하우를 배워 그곳의 대표 선수가 되고 싶다"며 떠났다. 그러면서 "다시 한국 국적으로 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귀화 선수들의 대한민국 국적 포기는 귀화부터 적응까지 정부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적을 위해 귀화를 시켜놓고는 알아서 적응하라고 방치해 '특별 귀화'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이 문제에 대해 "경기단체나 대한체육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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