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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실리 모두 잃어…羅 설 곳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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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상화 극적 타결 2시간 만에 한국당 뒤집기…원내사령탑 리더십 치명타, 재협상도 먹구름

명분·실리 모두 잃어…羅 설 곳이 없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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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자유한국당은 정상화 합의문을 2시간도 되지 않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쓴소리를 전했다. 24일 국회 정상화 합의 파기 사태는 '여의도 정가'에 충격파로 다가왔다.


한국당은 정치적 실리와 명분 모두를 잃어버리는 상황에 놓였다. 제1야당 원내사령탑인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치명상을 안겨준 사건이다.


한국당 입장에서 합의 파기라는 결과보다 뼈아픈 상황은 앞으로 정치력과 협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24일부터 25일까지 이어진 정치 상황 변화를 복기해본다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명분·실리 모두 잃어…羅 설 곳이 없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원내대표실을 나가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나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 원내대표를 만날 때만 해도 극적 타결 흐름이 형성됐다. 실제로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쟁점 법안 처리, 인사청문회 등 국회 주요 현안에 대한 일괄 타결이 이뤄졌다.


여야 대변인들의 환영 논평이 이어지고 국회 본회의장에 의원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을 무렵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됐다. 한국당 의원들이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 시간에 출석하지 않을 때부터 '이상 기류'에 대한 우려는 번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총에서 계파와 무관하게 나 원내대표의 합의안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결국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의 정상화 세리머니가 이뤄진 지 두 시간 만에 국회는 다시 혼돈의 상황에 놓였다.


여야 정당은 한국당의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에 당혹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여영국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 의총에서 국회 정상화 합의가 만장일치로 무산됐다"면서 "국회 정상화에 동의하는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니 놀라 자빠질 일"이라고 지적했다.


명분·실리 모두 잃어…羅 설 곳이 없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치는 협상과 타협의 예술이다. 원내대표가 정치적 결단으로 합의한 내용을 의원들이 뒤집어 놓는 상황은 이례적인 일이다. 원내대표가 소속 정당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협상장에 나서는 게 정치의 기본 문법이기 때문이다.


한국당 의원들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원내사령탑의 위상을 흔들어놓았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는 형태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일반적이다. 설사 나 원내대표가 제1야당 원내사령탑 자리를 유지한다고 해도 정치적 위상은 전과 같을 수 없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시간이 지나면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은 꿈도 꾸지 마시길 바란다"면서 "우리 국민 누구도, 국회 구성원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방치하고 용납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정치적 선택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국회 대응 전략을 짜는 게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어정쩡한 형태로 국회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당은 24일 의총을 통해 국회 정상화에 제동을 걸었지만 25일 외교통일위원회 회의는 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통위원장 주재로 정상적으로 열렸다. 한국당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 등 국회 일정에 선별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6월 임시국회가 반 쪽 국회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한국당은) 허구한 날 경제가 어렵다면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앞세우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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