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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北 급변사태 논의…‘김정은에게 강력 경고’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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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核만 확보하고 38선 뒤로 빠지겠다”…中, “북 난민 수용소 짓는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이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 또는 김정은 정권의 붕괴와 같은 급변사태에 대응해 중국과 사전 협의를 해왔음을 밝혔다. 최근 중국이 북한 난민 등을 수용하기 위한 수용시설 등을 건설에 들어선 것 역시 미국과 중국과의 협의가 이뤄졌다는 점도 소개했다. 미국은 북한에 '조건없는 대화'라는 유화적 제스쳐를 취하면서도 사실상 '피를 흘리는 해법' 역시 검토 중이며, 중국 역시 이 논의에 참여했음을 알려 북한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의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과 우리나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환태평양 시대의 한ㆍ미 파트너십 재구성'토론회에서 북한의 급변사태 등에 대해 중국과 협의해왔음을 밝혔다.

앞서 외신 등은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방대학(NDU)에서 미 합동참모본부의 리처드 클라크 중장,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인 사오위안밍(邵元明) 소장 등이 비공개회의 등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은 양국 군 수뇌부 간의 만남에 대해서 AP통신은 "어떻게 위기를 관리하고, 오판을 방지하고, 오해 위험을 줄일지 논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회담에서 북한이 언급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었을 뿐,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틸러슨 장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 북미 군사 충돌이나 북한의 정권 붕괴 상황을 논의했던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은 던포드 합참의장의 이름을 거론해 미군과 인민해방군 차원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점을 감추지도 않았다. 던포드 합참의장은 지난 8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하고 북ㆍ중 접경지역에 위치한 중국 인민해방군 북부전구(戰區) 사령부군부대를 방문한 바 있다. 이 부대는 북한 유사시 북한에 개입할 부대로 알려졌다.

틸러슨 장관에 따르면 미국은 군사적 충돌 상황이 되더라도 미군이 북한에 진입하더라도 미군이 직접 북한을 점령하지 않고, 핵무기의 안전 등의 문제만 해결되면 38선 이남으로 내려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에서 중국이 가장 반대하는 이유로 거론됐던 문제는 중국이 직접 미군과 마주하는 상황을 용인하겠냐 하는 것이었다. 미국이 북한을 점령할 경우 중국은 원치 않게 베이징 코앞에 미국이 진주한다는 두려움을 안고 있었다. 이 때문에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이라는 논리로 중국이 최종적으로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미국이 핵무기 문제만 해결되면 38선 이북에서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약속을 함으로써 중국이 가져왔던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중국의 대응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중국은 북한과 접경지인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현에 다섯 곳의 북한 난민 수용소 건설 중이라는 사실이 중국 국영 통신사 내부 문건을 통해 알려졌다.


이 문건을 기반으로 중국은 폐교 건물과 공공시설 등을 난민 수용소로 활용하는 비상 대응 계획을 마련했으며, 난민 수용소로 활용할 수 있는 건물들을 증축하거나 새로 지으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 등이 쏟아졌다. 그동안 이 문건의 경우 진위 논란이 있었지만 틸러슨 장관은 이 같은 움직임이 사전에 미국과 중국 간 협의를 거쳤던 내용임을 밝혀, 사실임을 확인했다.


중국의 태도 변화 역시 주목된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등의 제거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거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은 과거 오바마 정부 시절에는 북한의 붕괴에 대한 준비를 검토하기보다는 미국과의 논의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 정부와 논의를 해왔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이런 방향에 대해 미국 과학자협회(FAS)의 북한 전문가 아담 마운트는 "미국은 그동안 중국과 북한과의 군사충돌 상황에 대해 논의를 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이 문제에 있어서 상당한 진척이 이뤄졌다는 신호로 풀이 된다"고 평가했다. 마운트는 "중국 역시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 정권이 붕괴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고 선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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