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젠 하다하다 IQ 대결까지

‘멍청이’라 부른 틸러슨에 IQ 시합 제안‥WP, “압력솥같은 트럼프”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피아 구분이 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돌출 행동이 연일 화제다. 10일(현지시간)엔 트럼프 대통령의 'IQ(지능지수) 테스트 대결' 발언이 워싱턴 정가와 언론에 회자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행된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멍청이'라고 부른 것으로 보도된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에게 IQ 테스트 대결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멍청이 발언'을 보도한 문제의 NBC 기사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만약 그가 그렇게 말했다면 내 생각으로는 우리가 IQ 테스트로 겨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누가 이길지도 말할 수 있다"고 덧붙이며 은근히 자신의 지능이 더 높은 것처럼 과시했다.

포브스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리며 반격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틸러슨 장관과의 불화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멍청이 발언에 대해선 앙금이 있음을 드러냈다는 분석을 달았다.

IQ 테스트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는 누구도 깎아내리지 않았다"면서 "지속적으로 틸러슨 장관을 신뢰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이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 게 아니다. 농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어 "기자들이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어 하더라도 전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면서 기자단을 향해 "유머 감각 좀 가지라"며 화살을 돌렸다

그러나 CNN 방송은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IQ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틸러슨 장관에 대한 테스트 제안도 단순한 농담 차원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한편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의 IQ를 묻는 기자들에게 "(틸러슨 장관은) 모든 것을 한데 엮는 공학도 출신으로 (IQ가) 높다"고 가볍게 응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화를 못 참는 트럼프 대통령을 '압력솥'과 같은 상황이라고 꼬집은 뒤 "대통령의 돌출 행동들이 자신의 우군과 정책 어젠다를 모두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