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은 포격한다는데 괌여행은 계속…우려스러운 안보불감증

북핵공격 대비해 민방위훈련도 실시된 적 없어. 주변국에 비해 너무 차분해 오히려 걱정

최종수정 2017.08.12 04:05 기사입력 2017.08.11 15:11 이창환 아시아경제 티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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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거리 전략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시험발사 장면. [연합뉴스 자료]

미국과 북한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한이 괌 주변을 포위사격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인들이 느끼는 안보에 대한 불감증이 주변 국가에 비해 현저하게 높다는 점도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해 일본 상공을 거쳐 괌 주변 해역에 탄착시킬 계획이다.

북한의 이번 포위사격 계획은 초 단위까지 적시되는 등 전에 없이 구체적이라는 평가다. 북한은 화성-12형 4발을 동시 발사하며 사거리는 3356.7km, 비행시간은 1065초, 탄착 지점은 괌 주변 30∼40km 해상이라고 적시했다.
김락겸 북한 전략군사령관은 "8월 중순까지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최종 완성해 공화국 핵 무력의 총사령관(김정은) 동지께 보고 드리고 발사대기 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시하면 언제든 쏠 수 있게 준비해 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에 대해 미국도 재차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뉴저지주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은 자신부터 잘 추스르고 제대로 행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나라들이 겪지 못했던 고통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북한을 겨냥해 "북한 정권의 종말과 국민의 파멸을 이끌 어떤 행동도 고려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구체적인 작전계획까지 마련했다는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명령이 떨어지면 괌 기지에 배치된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20여 곳의 북한 미사일 기지와 지원시설을 타격할 계획이라고 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괌 주변 포격하겠다는데 한국인들은 여전히 괌으로 여행가고 있어

북한의 괌 주변 포위사격 발언이 알려지면서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며칠동안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들이 느끼는 것에 비해 한국인들의 안보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태평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국 LA타임스는 지난 9일 '한국인들의 놀랄 정도로 심드렁한 분위기'라는 기사를 통해 한반도의 평온한 기류를 전했다. 이 매체가 접한 한국의 일반인 대다수는 전쟁이 발생할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UPI통신도 "과거에도 비슷한 양상의 긴장국면이 있었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인들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증시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간 7월에도 랠리를 지속했다"며 "북한 리스크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큰 악재로 인식되기는커녕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괌 여행을 준비했던 국민들도 초기에는 불안감을 가지고 여행사에 여행 취소 문의를 하기까지 했지만 실제로 여행을 취소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한국보다 미국이 제대로 지키고 있는 괌이 더 안전한 것이 아니냐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 뉴스 이후 괌 여행 취소나 환불 규정을 문의하는 전화가 많았지만 실제 취소까지 간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태평양 마리아나제도에 있는 미국 자치령인 괌은 연평균 기온 26℃ 정도인 열대 해양성의 기후로 자연환경이 아름다워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중국인들 사이에 인기있는 휴양지다. 크기는 우리나라의 거제도와 비슷하다.

특히 1990년 10월부터 한국 여행객이 무비자로 입국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인 관광객은 매년 약 13만 명이 방문하는 등 괌 관광객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현정부가 국민 안보불감증 자초한다는 비판도 나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국민의 안보 불감증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연일 핵과 미사일 위협을 증진하고 있는데 도대체 우리 정부는 무슨 대책을 세우고 있는 건지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 안보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우리 정부나 문 대통령은 분명한 입장이나 역할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바른정당 최고위원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란 사람들의 언급을 보면 안보불감증의 극치"라며 "북한의 도발 언급이 위기 상황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북한 내부 결속용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안보 불감증"이라고 지적했다.
민방위훈련
이에 대해 여당에서는 야당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현정부의 발목잡기에 나선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미국 하와이나 일본 등 북한 주변국들이 북한과의 전쟁에 대비해 일반 국민들에 대한 훈련에 나선것과 달리 한국은 민방위 훈련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는 현실이 지적되기도 한다.

미국 하와이는 지난 7월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해 '공격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일본 역시 지난 3월 오키타현에서 세계 최초로 북한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하는 주민대피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은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한 민방위 훈련이 한번도 실시된 적이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경제 티잼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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