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과 '말짱 도루묵'
최종수정 2017.05.10 15:47 기사입력 2017.05.10 15:47 정완주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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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완주 정치부장]
대략 1200종이 되는 물고기 가운데 가장 많은 18%정도가 가물치, 갈치처럼 '치'자로 끝나고 고등어 은어 같이 '어'(魚)자로 끝나는 것이 16% 정도다. 그 다음이 가오리, 도다리처럼 '리'자로 끝난다.

대체로 어자로 끝나는 생선은 비늘이 있어 제상에 오를 만큼 고급어종이지만 치자로 끝나는 생선은 대개 몸에 비늘이 없고 인공양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이름이 세 번이나 바뀐 물고기는 별로 없다. '묵'은 산란기인 10~11월 초순에 살이 오르고 기름지며 알이 가득 들어찬 암컷은 식감이 최고다. 은어로 신분이 격상됐다 다시 도로 묵이 된 '말짱 도루묵'의 선조 일화는 임진왜란 난리통의 배고팠던 임금의 입맛 탓 때문일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19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 됐다. 이제 냉정하게 정국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선은 청와대 주인을 바뀐 것외에 달리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집권 보수당인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당이 쪼개졌고 보수 개혁 경쟁에 돌입하는 듯 했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낮다며 다시 한국당으로 복당하는 엽기적인 블랙 코미디를 연출했다. 명분은 사라지고 정치 철새들만 날아다녔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한국당은 대선 이후 되레 보수를 대표하는 제2당으로 다시 존재감을 과시했다.

진보 정치권의 사정도 '도긴개긴'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문(반문재인)파 호남출신 의원들과 안철수 전 후보가 손을 잡고 국민의당을 창당해 진보정당도 갈라졌다. 정치 이념이나 정책의 구분은 사실 처음부터 별 의미가 없었다. 결국 주류와 비주류의 정쟁이었고 민주당은 패권주의의 덫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했다.

보수건 진보건 정작 촛불을 해석하는 시각도 달랐고 눈앞의 대선에만 골몰했지 정치개혁은 뒷전이었다. 대선이후가 더 걱정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선 결과가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미묘한 지점이 존재해 신임대통령이 국민통합을 이끌기에는 험난한 지형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맞닥뜨린 여소야대는 엄연한 현실이다. 협치는 물론 야당과의 연정과 연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야권은 언제든 개헌을 무기로 집권여당을 흔들 수 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도 그리 많지 않다. 새 대통령은 당연히 정국 안정을 위해 야권에 손을 내밀 어야 하고 야권은 저마다의 셈법을 통해 몸값 불리기에 나설 것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정치권의 행태를 감안하면 오히려 혼란은 더 가중될 듯하다.

홍준표 전 후보의 선전으로 한국당이 도로 새누리당이 될 것 같고, 바른정당은 분열로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국민의당 역시 20%가 넘는 지지율로 노골적인 반문정서를 감추지 않은 채 계속 날선 대립각을 세울지, 문재인 정권에 협조를 할지 지켜볼 일이다. 대선은 끝났지만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진통을 겪을 것이다. 벌써 정계개편 얘기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당선 소감으로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겠다"며 통합대통령을 외치지만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국 묵이 은어가 될지, 도루묵이 될지는 신임대통령의 정치력에 달렸다. 개혁을 소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하면 촛불민심은 다시 들썩일 것이다. 그 대상이 집권당이든, 야권이든 다시 심판의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촛불 민심이 도루묵이 돼서는 안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정완주 정치부장 wjch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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