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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유연해진 대화공세... 한반도 봄은 찾아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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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유연해진 대화공세... 한반도 봄은 찾아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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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합동군사연습인 '키 리졸브 및 독수리훈련'으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북한을 향한 대화재개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미국은 '대북식량지원', 한국은 '화해와 협력'이라는 카드를 들고 북한에 대화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북한도 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입장으로 전환해 한반도에 봄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3일 "미국이 대북식량지원을 내걸고 대화를 시도하려는 조심스런 움직임은 있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천안함. 연평도사건 등 풀지 못한 숙제들이 남아있어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을 향해 대화의 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대북 식량지원이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북식량지원에 대해 "우리는 인도적 지원과 정치적 문제를 분리하고 있다"며 "우리가 신중히 모니터할 수 있을 때 식량을 지원하고 그것이 아이들과 필요한 시설에 간다는 것을 우리가 안다면 식량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이런 발언은 모니터링 강화라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식량지원에 종전보다 좀더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북한이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를 초청해 그동안 군 관련 시설이 많다는 이유로 보여주지 않던 강원도와 자강도 지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허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측이 요구하는 모니터링 강화 문제는 쉽게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향한 대화의 시도는 남북에서 시작될 가능성도 크다.


이명박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사에서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을 피하고 "우리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남북회담 대표단의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군사실무회담이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결렬된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부담은 지난 1월 미중정상회담 이후 미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준비하고 중국이 6자회담 재개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자칫 대화에 소외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대통령의 집권 기간 상대적으로 성과가 적은 남북관계에서 속도를 내려면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밖에 없고 잔여임기 2년 동안 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올해가 적기라고 판단해 남북대화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한미대화공세에 북측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일 한미합동군사연습에 '정당방위를 위한 물리적 대응'을 밝히면서도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늘 하던 이야기지만 군사연습이 진행되는 와중에 대화를 언급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여건만 마련되면 대화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다는 속내를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2012년 강성대국 달성을 호언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고립된 정세를 풀어야만 외자 유치 등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미국과 대화뿐 아니라 6자회담 등을 재개함으로써 상황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6자회담에 비교적 열린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는 적극성을 보이면서도 남한에 대해서는 군사실무회담 등을 내세워 소극성을 보일 수 있다"며 "북한의 이 같은 태도가 향후 한반도 전반의 대화 재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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