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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모 대신 머리띠 맨 노조…한국 자동차산업 끝없는 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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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8개월간 임단협 14차 교섭
기아차 통상임금 2차 판결 앞두고 노조에 절충안 제시
기아차 영업이익률 2017년 1.2%까지 떨어져
현대차 노조, 광주형 일자리 반대 총파업 투쟁 예고
한국차 생산성 세계 5위→7위 추락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우수연 기자]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날로 후퇴하는 가운데 르노삼성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노동조합이 '그들만의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극에 달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완성차 업체들은 노조 몽니에 막혀 경영 시계제로에 놓였다.


안전모 대신 머리띠 맨 노조…한국 자동차산업 끝없는 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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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회전 중인 르노삼성=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6월부터 2018년 임금 및 단체 협상을 벌였으나 12일 현재까지도 타결하지 못한 채 공회전 중이다. 협상은 8개월째 이어져 무려 14차 교섭에 이르렀다. 이 사이 르노삼성 노조는 부산 공장에서 총 30차례(112시간) 부분파업을 했다. 횟수도 시간도 역대 최대다. 급기야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가 나서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수출용 닛산 로그의 물량 배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성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노조 입장은 불변 상태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수출한 닛산 로그의 생산량은 10만7245대로 회사 전체 수출 물량의 78%, 전체 판매량의 절반(47%)을 차지했다. 르노삼성의 존폐를 가를 수 있는 절대적인 물량인 셈이다. 르노삼성은 로그 수탁 계약이 끝나는 오는 9월 경영상 계획했던 재계약이 불발돼 부산 공장의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질 경우에는 전체 2300명의 인력 가운데 3분의 1인 800여명을 감원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정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 으름장=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조는 고질적인 노사 갈등으로 생산성 후퇴를 절감하는 완성차 회사의 대표 격이다. 최준영 기아차 대표(부사장)가 전날 통상임금 2심 판결을 앞두고 기아차 노조에 "통상임금과 관련한 논란을 멈춰 달라"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송한 것도 노조의 반발을 의식한 행보다. 기아차는 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2017년 통상임금 관련 1심 소송에서 일부 원고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기아차는 항소를 제기해 다음 주 2심 판결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달 말에는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회사 차원의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추가 임금 인상을 감수한 만큼 (노조가) 대승적 결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2011년까지만 해도 8%대를 기록하던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통상임금 충당금의 영향으로 2017년 1.2%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2.1%로 소폭 회복했으나 2심 판결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1심 패소에 따라 기아차가 노조에 지급해야 할 미지급 임금은 4224억원에 달한다.


'광주형 일자리'를 완강하게 반대하던 현대차 노조도 2월 민주노총과 연대해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태세다. 재계 관계자는 "이 같은 일자리 모델이 탄생한 근본 원인을 들여다보지 못한 채 노조가 반대를 위한 반대만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세계 5위에서 7위로 내려앉은 한국= 한국 자동차가 세계 5위권이라는 수식어는 옛말이 됐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인도와 멕시코에 이은 7위까지 추락했다. 생산량 자체도 전년 대비 2.1% 줄어든 402만9000대를 기록하며 400만대에 겨우 턱걸이했다.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생산량이 3년 연속 감소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생산 기지의 무게중심은 저임금ㆍ고효율의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같은 산업 지형 변화에 역행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노조는 '노동자의 이익 사수'라는 눈앞의 과제에 급급해 글로벌시장에서 도태되는 현실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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