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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기사 분신 사망…택시업계 충격 “시작에 불과할 수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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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회 앞 택시 안에서 몸에 인화 물질 뿌리고 분신
택시업계 "충격…정치권, 카풀 도입 심사숙고 해주길"

‘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기사 분신 사망…택시업계 충격 “시작에 불과할 수도”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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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정동훈 기자, 이승진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한 택시기사가 국회 앞에서 분신을 시도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택시기사들은 터질 것이 터졌다면서도 카풀 서비스 도입이 현실화되면 이번 사고를 신호탄으로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0일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경비대 앞 국회대로에서 택시기사 최모(57)씨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몸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분신을 시도했다.

중상을 입은 최씨는 주변에 있던 경찰관과 소방관 등의 구조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오후 2시49분 끝내 숨졌다.


경찰과 주변 인물 등에 따르면 그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해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인에게 분신을 예고했으며, 지인이 경찰과 언론 등에 이를 알려 경찰이 국회 주변을 순찰하던 중 최씨의 택시를 발견했다.


‘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기사 분신 사망…택시업계 충격 “시작에 불과할 수도”


경찰이 자신의 택시를 찾아내 검문을 시도하자 최씨는 이에 응하지 않고 도주한 뒤, 차 안에서 불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숨진 택시기사와는 오후 1시48분에 최종 통화했다"며 "카풀 서비스 시행이 시정 안되면 자기 하나 희생해서라도 바꿔보겠다는 식으로 말했고, 그 뒤에는 국회 앞이라며 분신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감식을 비롯해 가족, 직장동료들의 진술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의 분신 소식을 들은 다른 택시기사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늦은 점심식사를 마친 뒤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던 택시기사들은 최씨의 분신 사망 소식을 듣고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저마다 택시에 올라타 황급히 자리를 뜨는 모습이었다.


이날 서울 청량리역 인근에서 만난 택시기사 이근일(68)씨는 "충격적이다"면서도 "택시기사들이 괜히 카풀 도입을 반대한 것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기사 분신 사망…택시업계 충격 “시작에 불과할 수도”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다른 택시기사 김철승(54·가명)씨도 "많은 택시기사들이 대부분 빚을 내거나 노후자금을 투자해 택시 영업에 뛰어든다"면서 "카풀이 도입되고 나면 일거리가 줄어들어 빚 갚기가 빠듯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겠냐. 오늘 사고뿐만 아니라 더 많은 택시기사들이 목숨을 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택시기사 박명회(66)씨는 "얼마 전 광화문에서 열린 카풀 반대 집회에 갔더니 국회의원들이 카풀 도입 막겠다고 약속했었다"면서 "그런데 카카오가 강행 입장을 밝히니까 쩔쩔 매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 이 정도로 반대하면 이유가 있지 않겠나. 오늘 돌아가신 분께 죄송할 뿐"이라고 거들었다.


서울역 인근에서 대기하던 택시기사 임재열(64)씨도 "택시기사들 연령대가 대부분 60~70대으로 대부분 은퇴하거나 소일거리 삼아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이들이 카풀같은 새로운 시장에 적응을 잘 할 수 있겠나. 카카오 콜도 활용을 못하는 상태로 영업하거나 콜 받고도 내비게이션과 다른 길로 가는 바람에 손님들이 컴플레인을 거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임씨는 이어 "변을 당한 택시기사 역시 카풀이라는 새 시스템이 도입되면 자신의 벌이가 줄어들 것이 우려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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