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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이슈보다 외국發 난기류에 더 휘청이는 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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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견고한 실적·지배구조 개선에도 여전히 저평가
지난 10년간 코스피 3%이상 폭락 43회…주요변수는 외부
美 경제 침체 우려로 전세계 더블딥 공포 확산 등 외풍에 휘청

자체 이슈보다 외국發 난기류에 더 휘청이는 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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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미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몸살을 앓는다’는 말처럼 최근 증시가 외부 변수에 따라 요동을 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제아무리 견고한 실적과 지배구조 개선, 수출호조세 등을 보여도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다. 남북관계 훈풍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완화되는 분위기지만, 내부요인들보다는 글로벌 경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안정되지 않는 한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일각에서 기대하고 있는 남북경제협력이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해 줄 수 있는 요인은 될 수 있지만,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3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코스피는 또다시 전 거래일 대비 1.51% 떨어진 2129.01까지 추락했다. 지난 2거래일 연속 중국 증시 급등으로 국내 증시도 탄력을 받았지만 다시 2130 밑으로 고꾸라지며 상승분을 토해냈다. 이날 하락은 전날 미국 증시의 부진환율 약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외풍으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는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코스피가 3%이상의 폭락을 기록한 것은 총 43회로, 이때마다 국내 증시를 무너지게 한 주요변수는 외부에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총 43회의 코스피 폭락 중 2008년에만 21회가 몰려있었다.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릴 때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한 해동안 가장 많은 폭락장을 연출했던 해는 2011년이다. 당시 10차례의 코스피 폭락이 진행됐는데 원인은 미국 경제침체 우려로 전세계 경기 더블딥 공포가 확산되었던 게 주요 이유였다. 8월 5일과 8,9일 3.7%, 3.82%, 3.64%씩 하락하더니 19일에는 6.22%나 떨어졌다.


이후 2012년 5월에는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 우려로 2차례 하락했다. 이를 제외하고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증시에서 폭락이라고 부를만한 충격은 없었는데 이는 미국 경기가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또다시 국내 증시가 3.09% 추락했던 2016년 6월24일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주요 이슈였다.


이처럼 지난 10년간 국내 폭락장의 원인은 대부분 외부에서 일어났다. 올해 폭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3월23일 3.18% 하락했던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주요증시가 동반급락하며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폭탄 부과 결정에 중국도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맞받아친 것. 미중 갈등에 미국 다우존스는 2.93%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은 3.39% 떨어졌다.


10월 폭락도 원인 제공은 미국이었다.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 이슈로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채권에 관심이 쏠리면서 위험자산인 증시에서는 자금이 대거 유출됐다. 단 낙폭에 있어서는 미국의 기침을 온몸으로 받아낸 한국의 몸살이 더 컸다. 다우존스가 3.1% 하락한 데에 반해 코스피는 4.44%나 급락했다.

자체 이슈보다 외국發 난기류에 더 휘청이는 코스피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국내 증시의 문제점이 내부의 기초 체력 문제로 볼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말 사상 최대치인 4025억달러로, 외환위기에 대한 부담도 적어 1998년 외환위기와 비교할만한 게 아닌데다가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나쁘지 않은 상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344개 기업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약 56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대비 11%, 2분기 대비로는 8.6% 증가한 수치로 올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뒤로 3개 분기 연속 최고치다. 삼성전자도 올해 3분기 실적 잠정치가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17조5000억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돼 사상 최대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증시가 약골인 이유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G2로부터의 외풍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수출 증가율은 1.6%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증시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지만, 당장의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팀 관계자는 “현재 국내 증시를 비롯한 경제 전반적인 측면에서 남북경협에 따른 가시적인 조치와 효과가 보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자본이 국내 진입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모멘텀을 줘야하는데 현재는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가 워낙 다른 이슈들보다 크게 다가오기 때문에 국내 증시도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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