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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식 대여 중단..."공매도 부작용 차단할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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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연기금 손실 야기 비판 계속되자 한 발 물러서

국민연금, 주식 대여 중단..."공매도 부작용 차단할까"(종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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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박혜정 기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2일자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대여 신규 거래를 중지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주식 대여에 대한 국민 우려가 크다"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국민연금의 주식 대여가 공매도로 이어져 개인 주주들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 이사장은 "기존에 대여된 주식은 차입기관과의 계약관계를 고려해 올해 연말까지 해소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국내 주식의 대여 거래를 중단하고 충분한 검토 거쳐 영향력을 면밀히 분석한 후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이 국내 주식의 신규 대여 거래를 중단한 것은 주식 대여를 통한 공매도가 주식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결정이다.


그동안 국민연금이 대여한 주식이 악성 공매도 세력에 활용돼 개인투자자와 연기금 손실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국민연금은 전체 대여 거래 시장에서 국민연금 비중이 1.8%에 불과해 공매도 피해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은 최근 "주식시장이 활성화되고 주가가 올라야 수익률이 제고되는 국민연금이 주가가 내려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공매도 세력의 돈줄을 자처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주식 대차를 폐지하라는 청원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렸다. 일본과 네덜란드 공적연금을 비롯해 우리나라 사학연금, 군인연금, 공무원연금은 주식 대여를 하지 않는다. 현재 이 청원에는 약 7만90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국민 여론도 부담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2일 경실련과 희망나눔주주연대 의뢰로 전국 성인 남녀 10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1%가 국민연금의 공매도 거래자에 대한 주식대여를 금지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대여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의원은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대여 신규 체결 수량이 총 24조8256억원이라고 밝혔다. 전체 대여 주식 수의 2.19%를 차지하는 규모다. 월 평균 대여잔액은 5848억원, 평균 대여기간은 42.9일이었다. 공단은 같은 기간 약 689억원의 주식 대여 수수료를 챙겼다. 장 의원은 "국민연금이 주식대여를 통해 공매도의 판을 키웠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국민연금이 되기 위해 주식대여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기간 국민연금이 연평균 216조원의 국내 주식을 대여했는데, 이는 올해 7월 기준 국내 주식 투자액(123조1000억원)을 초과한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국민적 우려가 큰 만큼 주식대여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국민연금 주식 대여 폐지를 외치고 있는 데다 김 이사장이 충분한 검토를 거쳐 대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만큼 주식 대여 폐지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주식 대여가 불가능해지면 공매도를 이용한 주식 거래가 대폭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지분 5%를 넘게 보유한 상장사가 300개에 이르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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