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도 며느리도 해방"…추석 차례상 가정간편식 열풍
최종수정 2018.09.23 15:23기사입력 2018.09.23 15:22
명절 음식 HRM 활용 40%…차례상차림 서비스 매출 급증
최대 50% 저렴, 가성비도 높아…명절 증후군 싹 사라져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주부 30년차 박영순씨(58)는 올해 추석부터 차례상 차리기에서 처음 해방됐다. 두 아들들과 며느리들이 일찌감치 차례상용 가정간편식(HMR)을 주문한 덕분이다. 박 씨는 "이젠 시대가 바뀌었는데 굳이 직접 차례상을 차려야 한다는 걸 고집할 필요도 없고 마음으로만 정성 들이면 되는 것 아니냐"며 "아들 내외도 다 맞벌이라 간단히 차리는 게 편하고 다들 명절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고 전했다. 며느리 김정희씨(32)도 "요즘처럼 채소ㆍ과일값, 육류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간편식 서비스가 더 싸다"며 "식구들끼리 먹을 과일과 주전부리 빼고는 따로 장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만족해했다.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즐거운 명절이지만 절차와 예의, 정성을 중시하며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주부들에겐 '고난의 명절'이다. 특히 맞벌이하는 주부나 새내기 며느리의 경우 음식준비를 하다 보면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기 일쑤다. 하지만 최근 명절 쇠기 트렌드가 격식을 버리고 간편하게 차리는 것으로 바뀌면서 주부들도 부엌에서 해방되는 모습이다. HMR로 차례상을 차리는 것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뿐더러 주부들의 고된 노동을 덜어줘 더 이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실제 온라인쇼핑몰 티몬이 최근 3040세대 500명(남녀 각각 2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 이상이 명절 음식 준비에 HMR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일부 간편식을 활용(38.9%)'하거나 '대부분 완제품과 간편식을 활용(5.6%)'해서 상을 차린다는 대답이 우세했다.
유통업체들이 내놓은 간편식 차례상차림 서비스 매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2일 '제수음식 사전 예약 배송 서비스'를 실시한 롯데슈퍼는 18일까지 한상차림 및 제수음식 실적이 전체 온라인 매출의 17%를 차지했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날 온라인 몰에서 제수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5% 이하였던 것에 비해 3배 이상 신장한 것이다.

GS리테일의 '심플리쿡'이 선보인 명절 손님맞이용 HMR는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총 3000세트가 판매됐고 롯데백화점이 올해 추석에 처음 선보인 전, 나물, 갈비, 김치류 등 16품목으로 구성한 한상차림 세트는 주문 건수가 500건에 달했다.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의 효율성. 롯데슈퍼의 대표 상품인 '추석맞이 큰상세트'의 경우 17만원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한 올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추석 상차림 비용인 23만2000원과 32만9000원보다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저렴하다. 심플리쿡의 경우 궁중버섯불고기(2만6900원), 소고기버섯잡채(1만2000원), 모둠전(2만4500원), 삼색나물(9900원)로 구성된 한상차림 세트는 14% 할인받아 6만2900원에 마련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의 한상차림 세트 역시 직접 차례 음식을 요리할 때 투입되는 재료비, 시간 등을 고려해봤을 때 15% 이상 싸다는 것이 백화점 관계자의 전언이다.

간편성도 매력적 요인. 세트 외에도 조리가 까다로워 주부들의 기피 대상인 동태전, 해물동그랑땡 등 전과 재료 손질에 손이 많이 가는 나물류 볶음 등을 각각 단품에 구입할 수 있다. 또 차례상과 성묘에서 각각 나눠 사용할 수 있도록 2팩씩 소포장으로 구성한 제품들도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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