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부채 이벤트, 몰카 근절 캠페인…여성비하 논란에 잇따라 취소
최종수정 2018.08.10 13:42기사입력 2018.08.10 11:11
부산경찰청 몰카범 근절 캠페인, 범죄 희화화 논란에 뭇매
민간기업은 여성들 '불매운동'에 고개 숙이고
성차별 논란 광고에 '좌표' 찍어 총공세
한 프랜차이즈 포장마차 업체가 기획한 '부채 인증샷' 이벤트가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이며 여성들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졌고, 업체는 결국 이벤트를 취소하고 사과했다. (사진=SNS 캡처)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광고, 캠페인 등에 만연해 있는 성차별적 내용을 비판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좌표'를 찍어 총공세를 펼치는 등 과거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변한 여성들의 요구에 관련 기관과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부산지방경찰청은 페이스북에 사과 글을 올렸다. 지난 2일 SNS를 통해 3일과 10일 각각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불법촬영 근절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안내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부산경찰청은 운대 백사장 곳곳에 설치된 '불법촬영 범죄자' 등신대를 찾아 인증사진을 찍고 자신의 SNS에 올리는 캠페인을 기획했다. 하지만 불법 촬영 범죄자를 어린아이처럼 표현하며 여성들을 중심으로 범죄를 희화화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여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부산경찰청 SNS 주소가 적혀있는 이른바 '좌표'를 공유하며 집중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이후 순식간에 부산경찰청 SNS엔 캠페인을 취소하라는 비판의 댓글로 도배됐고, 결국 캠페인은 취소됐다. 부산경찰청은 "당초 캠페인 취지와 달리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캠페인을 중단함을 알려 드린다"며 사과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이 기획한 몰카 범죄 근절 이벤트가 범죄자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결국 취소됐다.
민간 기업의 경우엔 불매운동을 통한 저항이 이어진다. 한 프랜차이즈 포장마차는 SNS를 통해 비키니를 입은 여성의 가슴이 그려진 부채를 들고 '인증샷'을 찍으면 추첨을 통해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공지했다. 해당 이벤트를 접한 여성들은 곧바로 "다시는 그곳을 이용하지 않겠다"며 불매운동에 나섰고, 업체는 황급히 SNS에서 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삭제 후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아 결국 업체는 "심리적으로 불쾌감을 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이벤트 기획 과정에서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같은 여성들의 요구는 '여성소비총파업' 운동으로까지 나타났다.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비하하는 여성혐오 광고제작 관행을 비판하고 비싸고 질 낮은 여성용품을 판매해온 소비업계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페미니즘 운동이 훨씬 이전에 활발했던 해외와 비교하면 우리는 일종의 문화지체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기업, 공공기관은 캠페인 등을 기획할 때 한번쯤 고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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