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텐 살해 용의자 2명 모두 검거…"흉기로 공격 실토"

데니스 텐 / 사진=연합뉴스

한국계 카자흐스탄 피겨선수 데니스 텐(25)을 한낮에 흉기로 살해한 용의자 2명이 모두 체포됐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0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시 내무국장을 인용해 텐을 살해한 혐의로 수배 중이던 두 번째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내무국장은 "체포된 두 번째 용의자는 23세의 (카자흐 남부) 키즐오르다주(州) 출신 아르만 쿠다이베르게노프"라고 밝혔으며 쿠다이베르게노프가 자신이 텐을 흉기로 공격했다고 실토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이날 카자흐 경찰은 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첫 번째 용의자인 남부 잠빌주 출신 누랄리 키야소프(24)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지 매체 카진포름은 검사의 말을 인용해 키야소프가 변호사가 배석한 가운데 범행을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카자흐 검찰청과 내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특별 관리하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이날 자국 내무장관과 검찰총장에게 사건을 철저히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해졌다. 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텐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딴 텐은 전날(19일) 오후 3시께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던 용의자 2명과 다투다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그의 사인은 대동맥 자상에 따른 과다 출혈로 알려졌다.

한편, 알마티 출신인 텐은 대한 제국시절 의병대장으로 활동했던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이기도 하다. 그의 성씨인 텐은 한국의 정씨를 러시아어에서 쓰는 키릴 문자로 표기한 것이다.

민긍호 선생은 1907년 고종의 양위와 군대해산 명령에 의병을 일으켰고 양주 이인영 의병에 가담해 관동군 창의대장이 되어 100여 차례 전공을 세웠다. 이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