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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개미를 말한다] <중> 떨어지는 종목 사는 '얇은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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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개미를 말한다] <중> 떨어지는 종목 사는 '얇은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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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되지 않은 정보 좇아
하락세에도 순매수 계속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구은모 기자] 개인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지만 실제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특히 최근 주목을 받았던 남북경협주의 경우 주가가 떨어지는 가운데에도 개미들은 계속 사들였다. 시장의 흐름을 뒤늦게서야 따라가는 양상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6조5169억원), 셀트리온(1조241억원), 현대건설(6452억원), 현대로템(5797억원), 카카오(5200억원) 등이다. 삼성전자(-8.46%)와 카카오(-16.42%)가 하락했지만, 셀트리온(37.37%), 현대건설(36.87%), 현대로템(49.60%)은 크게 올랐다. 셀트리온은 코스닥시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효과를 봤고, 현대건설과 현대로템은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상반기 코스피가 5.73%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개미들의 투자가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시기별로 따져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14%가량 하락했지만 이 기간 개인들은 여전히 셀트리온을 2865억원 순매수했다. 현대건설과 현대로템의 경우 6월 한달간 각각 22%, 27% 급락했는데도 개인들은 여전히 이들 주식을 각각 1018억원, 1870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들이 현대로템보다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 개미들의 분위기는 더 암울하다. 상반기 코스닥에서 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1조1477억원)가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고, 서울반도체(1276억원), 파라다이스(1163억원), 인터플렉스(1132억원), 동구바이오제약(835억원)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 서울반도체(-40.39%), 파라다이스(-19.06%), 인터플렉스(-61.38%) 모두 급락했다. 지난 2월13일 상장한 동구바이오제약은 공모가 1만6000원의 두배인 3만2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다음날 5만2600원까지 급등했으나 지난달 29일 종가는 2만4500원에 머물렀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반기 2% 상승했으나, 이마저도 1월 초반 '반짝 상승'을 제외하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코스닥지수가 소폭(2.48%) 상승한 것과는 대비된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에도 그랬다. 당시 개인투자자들의 연간 순매수 상위 종목은 LG디스플레이, LG전자, 대우조선해양, 팬오션, 한화 등이었다. 1년간 코스피가 1897.13에서 1124.47까지 40.73% 하락하는 동안 LG전자(-25.20%)를 제외한 나머지 4종목의 하락률은 코스피 하락률보다 더 추락했다. 한화(-72.81%), 대우조선해양(-70.25%), 팬오션(-68.56%) 모두 70%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LG디스플레이(-57.58%)도 반토막이 났다.


전문가들은 개미들의 부진 이유를 비교적 정보에 접근하는 속도가 느리고, 이미 소비된 정보를 활용해 투자하다 보니 매수 타이밍을 놓친다고 본다. '개미가 이긴다'의 저자 곽병열 KEB하나은행 투자컨설팅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에 비해 정보 전달, 분석력, 자금 규모, 그리고 투자시계(투자기간)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며 "시장의 유행이나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뒤쫓아서 움직일 경우 실패 확률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 접근성이 낮다 보니 자연스레 수동적인 투자를 하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이경윤 마이스토리 주식중독예방치유센터 센터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실패하고 주식 중독에 걸리는 이유는 자기 스스로 독립적인 판단 하에 투자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본인이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른바 '주식 전문가' 혹은 외부인의 이야기를 듣고 투자를 하기 때문에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투자와는 멀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이 센터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이 같은 습성을 '종속'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시장 내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자립하지 못하는 상황이 염려된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투자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받지 않고 시장에 뛰어드니 개미들에게 있어 종속과 의존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주식투자에 대한 지식과 기술 등을 배운 뒤 시장의 정보를 스스로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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