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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 전쟁①]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까지 밀어냈다…CJ·오뚜기 '박빙'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8초

여성의 사회 진출 및 맞벌이 가구·1인가구 증가
조리시간 단축 위해 가정간편식 선호…진화된 품질로 인기
식품업계 프리미엄 간편식 개발 경쟁…더 간편하고 맛있게

[간편식 전쟁①]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까지 밀어냈다…CJ·오뚜기 '박빙' 홈플러스 서울 강서점에서 고객들이 가정간편식(HMR)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홈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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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맞벌이 부부인 김인규·이서현씨는 대형마트에 갈 때마다 즉석밥을 비롯해 레토르트 찌개와 곱창·순대 볶음 등 야식까지 가정간편식(HMR)으로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을 둔 탓에 음식을 따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테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것보다 손도 덜 가고 맛도 좋기 때문이다. 김씨는 "간단하게 데울 뿐인데도 집밥 같은 느낌"이라며 "최근에는 프리미엄 간편식이 많이 나와 하나의 요리 같고 맛도 너무 좋다"고 전했다.

#싱글족인 김유리씨는 자주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지만, 이제 라면 대신 컵밥을 사먹는다. 그녀가 자주 구매하는 제품은 오뚜기와 CJ제일제당 제품. 김씨는 "컵밥 제품이 너무 잘나와 한끼를 먹어도 밥을 먹어야 힘이 나 라면 대신 컵밥을 사먹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컵밥 말고도 오뚜기와 CJ제일제당의 냉동피자도 추천했다. 혼자 살기 때문에 피자를 시켜먹는게 쉽지 않았는데 오뚜기와 CJ제일제당의 냉동 피자를 맛 본 이후에는 한달에 두번 정도 구매하고 있다는 것. 일부는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고, 일부는 다시 냉동 보관한다. 맛도 너무 좋고 브랜드 피자보다 가격도 저렴해 만족감이 100% 달한다고 전했다.

[간편식 전쟁①]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까지 밀어냈다…CJ·오뚜기 '박빙' 대형마트에 진열된 오뚜기 카레.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지난해 3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인 가구 증가와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가정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데다 식품업체들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품질 개선을 이룬 덕분이다.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라면 시장까지 잠식하며 이뤄낸 성과다. 지난해 라면 주요 4개사(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의 매출을 합한 라면 시장 규모는 1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7% 줄어든 것으로, 라면시장이 역성장한 것은 2014년 이후 3년만이다.

[간편식 전쟁①]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까지 밀어냈다…CJ·오뚜기 '박빙' 햇반 컵반 미역국밥.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7%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4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5개년 '식품안전진흥기본계획'에서 '간편성'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며 가정간편식을 미래 유망분야 식품으로 선정해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간편식 인기가 빠르게 성장하는 원인은 1·2인 가구 중심의 인구 구조 변화와 맞벌이 가구·여성 사회진출 증가 등으로 분석된다.실제 2005년 전체 가구수의 42.2%였던 1·2인 가구수는 2016년 54.1%로 늘었다. 2025년에는 62%를 넘어설 전망이다.


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식품업체 경쟁도 치열하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동원, 대상, 풀무원 등 대표 식품기업 외에도 이마트 피코크, 신세계푸드 올반, 농심 쿡탕,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헬로 빙그레 등 유통식품업체와 편의점 PB제품까지 가세했다.


특히 간편식 원조로 꼽히는 오뚜기와 간편식의 진화를 이끌고 있는 CJ제일제당의 자존심 전쟁이 치열하다. 1969년 설립된 종합식품기업 오뚜기는 1981년 국내 첫 즉석요리인 3분카레로 간편식 시장 문을 최초로 열었다. 3분 요리로 시작된 간편식은 즉석밥의 시대를 맞이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간편식 전쟁①]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까지 밀어냈다…CJ·오뚜기 '박빙' CJ제일제당 패키징담당 연구원이 햇반 컵반의 포장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즉석밥의 원조는 CJ제일제당의 '햇반'이다. 1996년 12월 출시된 햇반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20억개를 넘어섰다. CJ제일제당은 급할 때 먹는 비상식(非常食)으로 인식되던 햇반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일상식(日常食)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즉석밥이 집밥 못지않게 한 끼를 간편하게 즐기려는 즉석요리 세대의 욕구와 결합하며 냉동밥과 컵밥, 국밥, 덮밥 등 세트밥 시장으로 옮겨붙었다. 이로 인해 집밥과 간편식의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한식 브랜드 '비비고'와 서양 브랜드 '고메' 등을 통해 간편식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간편식 전쟁①]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까지 밀어냈다…CJ·오뚜기 '박빙' CJ제일제당 고메 제품.



기술력도 진일보해 전문점 수준의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콘셉트로 고급화·다양화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간편식 시장의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고메는 개발단계부터 국내외 외식 트렌드 및 소비자 니즈 등을 철저히 분석해 외식 수준의 프리미엄급 메뉴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다. 출시 1년 만인 지난해 1000억원 브랜드로 성장했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간편식을 구입한 고객들의 1인당 평균 결제 금액 5만3451원으로 2014년(4만2957원)에 비해 24%이상 높아졌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유석 SK플래닛 가공식품 팀장은 "기존 가정간편식이 만두나 튀김 등 냉동·냉장 식품위주였다면 이제는 손님상에 내놔도 손색없는 맛 좋고 영양가 높은 프리미엄급 간편식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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