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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Eye] ‘로또 청약’ 열풍에 가려진 강남發 위기신호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5초

국토부 조사, 강남집값 흔들, 부동산 금리 변수…미국 금리인상 여파, 부동산 투자 심리 위축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부동산 Eye’는 부동산을 둘러싼 흥미로운 내용을 살펴보고 정부 정책의 흐름이나 시장 움직임을 분석하는 연재 기획물입니다.

[부동산 Eye] ‘로또 청약’ 열풍에 가려진 강남發 위기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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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강남권 최대의 ‘로또 분양’.”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분양 이전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청약 당첨의 주인공이 될 경우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안겨줄 것처럼 보였다.

강남 아파트 구입을 준비하고 있었던 이는 물론이고 특별한 관심이 없었던 사람도 “나도 한 번 넣어볼까”라는 생각에 빠질만하다. 이러한 기류 속에 1순위 청약 결과가 나왔다. 평균 25.2대1의 경쟁률.


1246가구 모집에 3만1423명이 지원한 결과다. 이른바 ‘10만 청약설’은 이뤄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청약률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모델하우스 방문객 규모나 언론의 관심 등을 고려할 때 예상보다 낮은 경쟁률이라는 시각도 있다. 반면 9억원 이상 분양 물량의 경우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선방이라는 해석도 있다.

[부동산 Eye] ‘로또 청약’ 열풍에 가려진 강남發 위기신호



디에이치자이 개포 평균 분양가는 3.3㎡당 4160만원에 달한다. 가장 선호하는 전용 84㎡의 경우 14억31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금액 부담이 만만치 않다.


상당한 현금 자산을 보유하지 않을 경우 도전 자체가 쉽지 않은 셈이다. 이러한 한계를 토대로 할 때 3만명이 넘는 청약자가 나온 것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청약 당첨에 대한 기대감과 이후 예상되는 시세차익에 대한 확신을 토대로 거액을 베팅했다는 얘기다.


문제는 강남 부동산에 대한 미래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경우 당첨 이후 시세차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다. 오는 4월1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가 시행된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최대 42%)에 10%p의 가산세가 부과된다. 3주택자는 20%p가 가산된다. 최대 62%의 양도세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Eye] ‘로또 청약’ 열풍에 가려진 강남發 위기신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게다가 지난해 6·19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전역의 분양권 전매가 입주 때까지 전면 금지됐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디에이치자이 개포 청약 당첨 이후 한동안 자금이 묶이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국토교통부의 대응이다. 국토부는 디에이치자이 개포 당첨자를 상대로 고강도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국세청은 물론이고 수사당국과의 공조도 이어진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조를 통해 청약 당첨자에 대한 서류 분석에 나서기로 했다. 무주택 여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자금 조달 계획 등 당첨자 특성을 분석하겠다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정 당첨자는 공급계약 취소, 형사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모 위장전입을 통한 가점 확보는 국토부의 집중 타깃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함께 거주하는지 확인해 위장전입 여부를 살펴보겠다는 계획이다. 주민등록법상 위장전입은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범죄다.


국토부 압박과는 별도로 강남 부동산 시장의 약세 전환 가능성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부동산 Eye] ‘로또 청약’ 열풍에 가려진 강남發 위기신호 3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자료제공=한국감정원)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11%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지난주 0.13%에서 0.10%로 매매가격 변동률이 소폭 하락했다. 아직 마이너스 전환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1~2월 치솟기만 했던 아파트값 상승세는 확실히 꺾인 모습이다.


강남 부동산은 당분간 약보합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급격한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상승 동력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얘기다.


국내 부동산 금리 인상 가능성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미국이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미국 연금기금 금리가 0.25% 인상된 것만으로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기는 어렵지만 투자의 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이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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