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 꼬리잡힌 北 제재회피 꼼수…다이아몬드 등 사치품도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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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북한이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외화벌이를 위해 위장회사와 해외 전문인력을 운영해온 정황이 유엔을 통해 확인됐다. 다이아몬드 등 북한 핵심 권력층을 위한 사치품 수입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약 300쪽에 달하는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각종 불법행위를 통해 지난해 최소 2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북한의 불법거래 흔적은 시리아와 이집트, 앙골라, 모잠비크, 나미비아, 미얀마 등 곳곳에서 포착됐다. 해상을 통한 석탄 등의 밀수출은 물론, 탄도미사일과 화학무기 관련 품목 거래와 기술진 파견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외교관들도 불법 외화벌이에 지속적으로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특히 금수품 거래나 이에 동반되는 금융거래를 위해 제3국인을 내세워 역외지역이나 아시아 금융중심지에 위장회사를 설립, 제재망을 회피해왔다고 제재위는 지적했다.

또 대북제재 품목인 정유제품 수입을 위해 '퍼스트 오일 센터'와 '코리아 금강 석유' 등 2개의 중개회사를 운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이른바 제재품목인 '사치품'도 수입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로부터 지난해 1~6월 57만8000달러 규모의 귀금속과 보석용 원석을 수입했고, 이 가운데 다이아몬드가 51만0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와인 등 주류도 수입했다. 독일로부터 15만1000달러어치의 와인을 들여왔고, 이탈리아로부터 4만6000달러, 칠레로부터 29만달러, 불가리아로부터 1만1000달러 등의 와인을 들여왔다. 또 불가리아로부터 19만8000달러의 향수와 화장품을, 비슷한 시기에 독일로부터도 6만2000달러의 향수와 화장품을 각각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월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향하다 유엔 회원국에 의해 차단된 두 척의 선박에서는 대량의 내산성 타일과 이를 붙이는 접착제가 나왔다. 내산성 타일은 화학공장의 내부 벽면에 사용되는 것으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2016년부터 2017년 3월까지 최소 4차례 시리아에 탄도미사일 등 무기 관련 기술진을 시리아에 파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유엔 회원국은 북한 기술진이 시리아 바르제와 아드라, 하마에 있는 화학무기 및 미사일 시설에서 일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