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 선물로 '수영복'을 주는 나라도 있다고요?
최종수정 2018.02.14 09:25기사입력 2018.02.14 09:25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발렌타인데이인 2월14일은 보통 '초콜렛의 날'로 알려져있다. 19세기 영국의 제과업체들로부터 시작된 데이마케팅 전략에서 시작된 초콜렛 판매가 100여년간 이어지면서 상당량의 초콜렛이 이날 하루동안에 소진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이날 하루동안 연간 판매량의 10% 이상이 팔릴 정도로 엄청난 양이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날이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초콜렛의 날인 것은 아니다. 주로 발렌타인데이 시즌이 겨울철 막바지에 속하는 북반구와 달리 무더운 한여름에 속하는 남반구에서는 초콜렛 선물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호주의 12월부터 2월까지 여름철 평균기온은 섭씨 25~26도인데다 습도도 60%를 넘어갈때가 많기 때문에 초콜렛과 어울리는 계절은 아니다.

선물용으로 사놔도 금방 녹아내릴 무더위 속에서,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남반구 국가에서는 초콜렛보다 수영복이나 선글라스를 선물로 주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런 사정은 겨울철에도 무더운 적도지역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 비이슬람권 국가들도 초콜렛보다는 수영복 선물을 훨씬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바지를 입은 산타클로스와 함께 북반구와 다른 겨울철 기념일을 보내는 셈이다.
율법을 어기는 시민에게 태형을 가하는 사우디의 종교경찰 모습.(사진=아시아경제DB)

한편, 계절과 상관없이 발렌타인데이를 아예 기념할 수 없는 나라들도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사우디아라비아다. 발렌타인데이 때, 사우디아라비아는 '종교경찰'이 이를 단속하며, 초콜렛을 주고받다 걸리면 큰 벌을 받는다. 이 종교경찰은 일반 경찰과 별도의 조직으로, 정식명칭은 '미덕 장려 및 악행방지 위원회'로서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주민을 단속, 교화시키는 권한을 가지고 행동한다.

수니파 이슬람의 종주국인 사우디에서 발렌타인데이는 이교도의 축일이기 때문에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 기념하다 체포되면 5년 이하 징역에 처해지거나 1000대의 태형을 맞는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고, 실제 처벌사례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같은 중동국가임에도 세속화가 많이 진행된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카타르 등 사우디 주변 국가들에서는 이러한 처벌법이 없으며, 다른 나라들처럼 자유롭게 초콜렛을 전해줄 수 있다.

2월16일, 김정일의 생일인 북한의 광명성절을 맞아 평양 만수대에 참배하러 모인 북한주민들 모습. 북한 주민들은 광명성절을 앞둔 발렌타인데이 기간엔 주로 광명성절 기념사업에 동원된다고 한다.(사진=아시아경제DB)

시아파 이슬람의 종주국인 이란도 사우디에 뒤질새라 2011년, 발렌타인데이를 금지시켰다. 대신 지난 2006년부터 2월17일인 '세판더르마즈건(Sepand?rmazg?n)' 기념일을 발렌타인데이 대신 초콜렛을 주고받는 날로 권장하고 있다. 이날은 원래 2500여년전인 고대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의 축일 중 하나로, 어머니와 부인에게 꽃을 전하며 사랑을 표현하는 날로 알려져있다. 발렌타인데이와 날짜 차이도 사흘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이란은 발렌타인데이는 금지해도 시즌 분위기는 비슷하게 화기애애해진다고 한다.

그나마 종교적 율법 때문에 금지하는 중동국가들과 달리, 국교가 없지만 발렌타인데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나라도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국가가 지정한 기념일 외에 다른 날을 아예 기념할 수 없고, 종교적 행사는 더더욱 금지된다. 더욱이 발렌타인데이는 자본주의 기념일 중 하나로 못박아 이를 챙기는 것은 반역행위로 여겨진다고 한다. 또한 북한에서 소위 광명성절이라 지정한 명절인 김정일의 생일인 2월16일과 불과 이틀차이다. 북한 사람들에게 발렌타인데이 시즌은 광명성절 행사 시즌으로 주로 알려져있다고 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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