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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평창 응원단원들에게 소요 비용 부담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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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소식통 인용 “평양출신만 선발” 보도…정신적·경제적 부담에 선발 원치 않는 대학생도

“北, 평창 응원단원들에게 소요 비용 부담시켜”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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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할 응원단 전원에게 소요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될 북한 응원단은 전원 평양 출신으로 구성되며 단원으로 선발되면 개인이 경제적 부담도 감당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북한은 17일 평창 동계올림픽에 응원단 230명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개최된 국제종합대회에 선수단을 세 차례 파견하며 그때마다 응원단도 함께 보냈다. 2002년 부산 하계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함께 288명의 응원단을,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 303명의 응원단을,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124명의 응원단을 보낸 것이다. 그때마다 미녀들로 구성된 북한 응원단은 화제를 몰고 다녔다.


과거 북한은 응원단원을 평양의 여대생 중에서 선발하며 학력ㆍ출신 성분부터 꼼꼼히 따져 응원단 구성에 나서곤 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한 평양 주민 소식통은 "남조선(한국)에 가게 될 응원단이 전원 평양 출신으로 선발될 것"이라며 "지방 출신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지방 사람들에 비해 평양 시민들이 사상적으로 잘 무장돼 있는데다 응원 연습 등 준비 과정에서 지방 사람이 섞이면 관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조선에 다녀온 뒤 남조선에서 보고 들은 얘기를 입 밖으로 내지 말아야 하는데 지방 사람이 섞여 있으면 사후 통제가 어려운 점도 그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중국을 오가며 장사하는 평양 거주 한 화교 소식통도 "지금까지 남조선에 보내는 북한 응원단원 모두 대학생으로 선발해왔다"면서 "이번에 보낼 응원단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응원단으로 남조선에 다녀온 뒤 며칠간 강도 높은 사상 총화사업을 거쳐야 한다"며 "남조선에서 보고 들은 것을 주변에 발설이라도 하면 화가 온집안까지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자식이 응원단원으로 선발되는 것을 원치 않는 부모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 중앙기관에서 근무한 한 고위 탈북민의 증언에 따르면 과거 북한 당국은 세 차례 응원단 선발에서 고위층 자녀를 철저히 배제했다. 한국행을 경험한 고위층 자녀들의 '비조직적 행동ㆍ발언'으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를 부모에 대한 처벌을 방지하기 위한 '당의 배려'였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응원단 선발에서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모든 대학생이 응원단에 선발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평양 거주 화교 소식통은 "응원단원으로 선발되기를 바라는 대학생의 경우 해외, 그것도 남조선에 나가볼 기회가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니 더 가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응원단 모집 때는 경쟁이 너무 과열돼 부모가 응원단원 선발 담당자에게 뇌물 공세를 펼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뇌물로 1000∼3000달러가 오갔다고 한다. 당시 3000달러라면 쌀 4t을 살 수 있는 거액이었다.


그러나 평양 거주 화교 소식통은 "응원단에 선발되면 본인과 부모가 감당해야 할 정신적ㆍ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아 응원단원으로 선발되는 것을 원치 않는 대학생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응원단원이 입어야 할 복장, 신발, 응원도구 등은 북한 당국에서 일괄 보급한다. 하지만 소요 비용은 응원단원이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응원단원 1인당 분담금이 수백달러를 훌쩍 넘곤 한다"고 밝혔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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